2028년 개장을 앞둔 대구대공원 동물원이 국내 명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동물복지와 종 보전, 전문 인력을 갖춘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세원 바른동물의료센터 원장은 30일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동물원은 얼마나 넓게 지었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만들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50년 만에 새 동물원을 조성하는 만큼 과거와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사육장 규모 확대만으로는 좋은 동물원을 만들 수 없다고 진단했다. 대구대공원 동물원은 기존 달성공원 동물원보다 면적이 크게 넓어질 예정이지만, 중요한 것은 공간의 크기가 아니라 동물의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동물에게 나타나는 '정형행동'을 줄이기 위해선 자연과 유사한 서식환경 조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동물이 머무는 공간과 식생 등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동물에게 필요한 것은 오를 곳과 숨을 곳, 더울 때 그늘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 혼자 있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장소"라며 "또한 동물이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관람객이 보는 방사장이 아니라 잠자는 방이다. 방사장만 넓어지고 내실은 그대로라면 동물을 위한 곳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람객 호응을 위한 전략에서는 희귀동물 확보에만 주력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판다처럼 상징성이 큰 동물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동물원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관리 비용이 적지 않고 특정 개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안으로는 산양과 여우, 수달, 따오기 등 국내 멸종위기종이 거론됐다. 이들 동물의 증식과 보전 기능을 강화하면 공영동물원으로서의 공공성을 높이는 동시에 차별화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체험 프로그램 역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동물을 만지고 올라타는 체험은 법으로 금지됐다"며 "동물이 스스로 다가와서 채혈을 받고 초음파 검사를 받도록 훈련이 진행되는 곳이 많은데, 가령 코뿔소가 제 발로 걸어와 다리를 내미는 장면은 어떤 프로그램보다 인상적일 수 있다. 또 해당 동물원이 동물을 얼마나 소중하게 대하는지도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원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로는 전문 인력과 안정적인 운영 예산을 꼽았다. 동물은 개체마다 성격과 병력, 행동 특성이 달라 장기간 축적된 관리 경험이 중요하지만, 담당자가 자주 바뀌면 이러한 노하우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건립에만 예산을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운영과 시설 유지, 동물복지를 위한 예산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노후화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물을 일정 기간 따로 격리할 수 있는 검역 공간과 자체 진료시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공영동물원의 역할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동물원의 존재가 더 이상 동물을 보여주는 공간으로만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동물원에 '왜 동물을 가둬놓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 살아남게 될 동물원은 보전과 교육에 힘쓰고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구가 얻은 이번 기회가 성공적으로 평가받을지는 얼마나 넓게 지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지었느냐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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