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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낙마→김승원·강신철 청문회→李대통령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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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의 접견에서 파티 비롤 사무총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의 접견에서 파티 비롤 사무총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공교로운 일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10시30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지만 청와대는 이날 아침 "국민께 직접 할 말씀과 생각을 가다듬는 과정"이라며 시작 시각을 30분 늦췄다.

이날 내·외신 기자 150여명이 참석해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에 걸쳐 약 90분 동안 질문을 던진다.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될 예정이다.

그런데 바로 직전 며칠 간 이어진 정치 일정을 늘어놓으면 묘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용혜인 낙마→김승원·강신철 청문…이번엔 인사권자가 질문대에

13일에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14일 만에 사퇴했고, 15일에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어졌다. 김승원 후보자와 강신철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는 17일 여당 주도로 채택됐다.

이렇게 후보자들이 국회의 질문대에 차례로 섰다면, 18일에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질문을 받는 모양새다.

물론 대통령 기자회견은 법적·제도적으로 인사청문회와 전혀 다르다. 하지만 8·30 개각 이후 불과 보름여 동안 후보자 사퇴와 각종 의혹, 청문회가 잇따라 이어졌다는 시간표 때문에 이번 회견에는 일종의 '청문정국 결산' 성격이 자연스럽게 덧씌워진다. 실제로 청와대도 이번 회견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과 방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기자들의 질문은 장관 후보자 개인의 해명을 넘어서는 수위를 보일지 주목된다. 왜 이들을 골랐는지, 검증 과정에서 무엇을 확인했는지,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임명을 추진할 것인지 등은 결국 인사권자의 판단에 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용혜인 후보자는 이미 물러났고, 김승원·강신철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도 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반면 같은 청문정국에서도 비교적 매끄럽게 절차를 밟은 인선은 있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는 17일 여야 합의로 채택됐다. 국민의힘이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병기하긴 했지만, 경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며 채택 자체에는 동의했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 역시 전날 여야 합의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데 이어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68명 가운데 찬성 227명으로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김성수 후보자에 대해 자율투표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의 적격, 국민의힘의 부적격 의견이 엇갈렸음에도 인선 절차 자체는 여야 참여 속에 진행된 셈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방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방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만 묻는 자리 아니다…개헌·공소취소·파병까지 '두꺼운 질문지'

결국 후보자들을 향했던 질문 가운데 상당수는 18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되돌아오는 셈이다.

게다가 이번 회견은 인사 문제만 묻는 자리도 아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연임 개헌과 공소취소 문제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 대미 투자, 부동산 정책, 청와대와 사법부 관계까지 질문지가 상당히 두껍다.

◆'청문'(聽聞)은 듣는 것…이번엔 대통령이 국민 목소리 들을 차례

사실 '청문회'(聽聞會)라는 말 자체를 좀 넓게 풀어보면 이번 기자회견과의 연결고리도 생긴다. '청'(聽)과 '문'(聞) 둘 다 기본적으로 '듣는다'는 뜻을 품고 있다. 제도적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절차지만, 대통령 기자회견 역시 언론의 질문을 받고 그 너머에 있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청와대가 이번 기자회견에 내건 문구도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이다.

그래서 형식은 기자회견이지만 시점과 의미를 겹쳐보면 조금 다른 이름도 붙여볼 수 있다.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 주간' 마지막 날, 이번에는 국민과 언론이 인사권자에게 묻고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이재명 대통령 청문회 같은 기자회견'이다.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나올 가능성이 큰 쟁점

▷8·30 개각·인사검증=용혜인 후보자 사퇴와 김승원·강신철 후보자 논란을 포함해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 김승원 후보자 임명 여부가 핵심 질문으로 예상된다.

▷연임 개헌=이재명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제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연임·중임 개헌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공소취소' 논란=대통령 관련 재판과 여권 일각의 공소취소 주장에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선을 그을지가 주요 정치 현안으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미국의 군사적 기여 요청 속에서 정부가 파병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외교·안보 분야의 가장 직접적인 질문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대미 투자·한미 관계=예정됐던 대미 투자 사업 국회 보고와 발표가 미뤄진 가운데 협상 상황과 미국 측 요구에 대한 설명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민생 경제=집값과 대출·세제 정책을 비롯한 부동산 문제, 증시 정책 등 경제 현안도 별도 '정책·경제' 세션의 주요 주제로 예상되고 있다.

▷대법관 재제청·사법부 관계=청와대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 재제청을 요구한 초유의 갈등도 남아 있다. 전날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국회를 통과한 만큼, 이재명 대통령이 손봉기 후보자 재제청 요구의 근거와 향후 사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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