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극한 폭염이 전국을 덮치고 있다.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열대야가 이어진다. 폭염은 국민의 생명과 일상을 위협하는 재난(災難)이다. 온열질환자가 늘고 농축산업 피해도 심각하다. 그런데도 폭염 대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보여 주기 식 행정으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만 봐도 그렇다. 1천196곳이라고 홍보하지만, 62%가 경로당 등 회원 중심 시설이다. 시민이 마음 편하게 이용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폭염에 취약(脆弱)한 노인들은 더위를 피해 반월당 지하상가 등 지하공간으로 내려간다. 무더위쉼터의 운영 시간도 제한적이다. 오후 6시만 되면 문 닫는 곳이 많다. 폭염은 해가 졌다고 끝나지 않는다.
전국에 9만3천 곳의 무더위쉼터가 있다. 무더위쉼터가 시행된 지 20년이 됐지만, 쉼터 운영과 이용 실태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미흡(未洽)하다. 숫자는 크게 늘었으나, 시민이 체감하는 대책은 빈약하다. 냉방이 잘되는 공공청사와 도서관, 복지시설을 야간에도 개방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쉼터는 과감히 손질해야 한다. 특히 홀몸노인과 장애인, 쪽방 주민 등 폭염 취약계층을 찾아가는 보호 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야외 노동자 보호도 말뿐이어서는 안 된다. 건설 현장과 농어촌 일터, 물류와 배달업 종사자들이 폭염 속에 장시간 일하는 현실은 여전하다. 특히 고령층과 이주(移住) 노동자에 대한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올여름 온열질환 누적 환자(8월 3일 기준)는 2천221명이며, 이 중 19명이 숨졌다. 65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33.8%를 차지했다. 지난 7월에만 4명의 이주 노동자가 땡볕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폭염 시간대 작업 중지와 충분한 휴식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지 강력하게 감독해야 한다. 폭염은 태풍이나 홍수와 다름없는 재난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폭염보다 무서운 것은 안일한 탁상행정(卓上行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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