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의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예측 실패로 일부 사업은 예산이 조기에 바닥나는 반면, 다른 사업은 편성된 예산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 부실한 재정 운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갑)에 따르면 국가보훈부에서 시행하는 '제대군인 전직지원금' 사업은 2022년 이후 매년 본예산이 조기 소진되면서 다른 사업에 배정된 예산으로 부족분을 메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2025년의 경우 본예산 73억 8천200만원이 이미 그해 8월 소진돼 본예산의 85%에 달하는 62억7천500만원을 다른 사업에서 빼왔다.
반복되는 예산 부족은 가파른 수요 증가를 국가보훈부의 예산 추계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2024년의 경우 국가보훈부는 전직지원금 지급 계획 인원을 2천159명으로 계획해 예산을 배정했으나, 실제 지급된 인원은 이보다 약 72% 늘어난 3천726명이었다. 그럼에도 국가보훈부는 2025년에도 직전 해와 동일한 인원을 계획했고 실제 지급된 인원은 3천674명에 달해 '예산 구멍'을 자처했다.
국가보훈부는 올해 예산부터 지급 계획 인원 산정방식을 최근 3년간 평균 지급 인원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했으나 이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퇴직 군인이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3년 평균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실제 수요와 예산 추계 간 괴리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산을 편성해놓고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가보훈부 주도 대구보훈병원 서관동 증축 사업의 경우 2025년 공사비로 44억9천만원을 확보했으나 사전 설계 일정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사가 지연돼 예산을 한 푼도 쓰지 못했다. 결국 41억9천만원은 '제대군인 의료지원' 사업으로 돌려졌고, 나머지 3억원도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교부된 뒤 전액 이월됐다.
최 의원은 "정부 부처의 예산 계획이 한 가정의 가계부보다 못한 상황이다. 다른 곳에서 예산을 빼 오느라 실제 계획했던 사업들이 취소되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예산 산정체계를 마련해 제대군인 등 정책 수혜자들에게 안정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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