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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 교실 떠나던 아이 곁에 '수업보듬이'… 1대 1 지원으로 달라진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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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정서불안 등 수업 참여 어려운 학생 밀착 지원… 전국 최초 모델
교육공동체 만족도 97%… 학생 학습권·교사 수업권 함께 보호

경북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수업보듬이 사업은 담임교사와 1명과 자원봉사자 1명 등 교실 내 2명이 배치 돼 생활지도와 학습권 보장이 동시에 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수업보듬이 사업은 담임교사와 1명과 자원봉사자 1명 등 교실 내 2명이 배치 돼 생활지도와 학습권 보장이 동시에 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경북교육청 제공

교실 적응이 어렵고 정서 발달이 더딘 경북의 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수업 중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교실을 벗어나려 할 때마다 담임교사가 수업을 멈추고 대응해야 했지만 '수업보듬이'가 1대 1로 배치된 뒤 학생의 학교 적응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담임교사는 학급 전체의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학부모도 아이의 변화를 체감했다. 특히 생활지도가 어려운 학생을 담임교사에게만 맡기지 않고 자원봉사자를 1대 1로 연결하면서 생활지도와 학습권 보장을 동시에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업보듬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충동조절 어려움, 정서불안 등으로 정규수업 참여가 힘든 초등학생에게 자원봉사자를 1대 1로 배치해 학습 참여와 정서 안정을 돕는 전국 최초의 맞춤형 교육지원 사업이다.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는 동시에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ADHD 진료인원 급증… 교실도 달라져
학교 현장에서 이 같은 지원 수요가 커지는 배경에는 ADHD와 정서·행동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 증가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ADHD 진료인원은 2019년 7만2천452명에서 2023년 20만1천251명으로 5년 사이 177.8% 증가했다. 2023년 기준 10대가 7만1천680명으로 전체의 35.6%를 차지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고, 10대 미만도 3만9천907명으로 19.8%에 달했다. 즉 전체 ADHD 진료인원의 절반 이상이 19세 이하 아동·청소년이었다.

24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포항 등 10개 지역 42개 학교, 지원 필요 학생 79명의 상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업 중단 요인 가운데 ADHD·주의력결핍형이 51.9%를 차지했다.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부분적으로 어려운 학생 비율도 97.2%에 달했고 교실이탈과 폭력성, 주의 산만 등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임 혼자 감당하던 교실에 '한 명 더'
한 학생이 갑자기 교실을 나가거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담임교사는 수업을 멈추고 대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학생뿐 아니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경북교육청은 이런 문제를 담임교사 개인의 생활지도 역량만으로 해결하기보다 '한 명에게 한 명을 더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수업보듬이는 학생 1명과 1대 1로 연결되고 하루 4시간 이상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활동한다. 아침활동과 쉬는 시간, 점심시간, 체험학습 등에서도 학생을 살피고 돌발행동이나 교실 이탈이 발생하면 즉시 안정을 돕는다.

기본 원칙은 학생을 별도의 공간으로 떼어놓지 않는 것이다. 가능하면 같은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수업받도록 지원하고 필요할 때만 일시적인 분리·보호가 가능하다. 학생과 보호자의 사전 동의도 받는다.

경북교육청 유초등교육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업보듬이 사업과 관련해 관계자들이 사업 추진 후 수업의 변화 상황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교육청 유초등교육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업보듬이 사업과 관련해 관계자들이 사업 추진 후 수업의 변화 상황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37개교 시범운영에서 올해 100명 안팎 지원
수업보듬이는 지난해 하반기 도내 초등학교 37곳에서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됐다. 당시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평균 47.8세로 보육·사회복지, 상담심리, 교원, 특수교육 실무 등 다양한 경험과 자격을 갖춘 인력이 포함됐다.

올해 2월 1차로 도내 12개 지역 46개교에서 46명을 선정했고 3월부터 지원을 시작했다. 4월 13개 지역 34개교에서 34명을 추가로 뽑았다. 또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한 뒤 적응에 어려움을 보이는 초등학교 1학년 30명을 2차 지원에서 우선 선정했다.

3차 모집에 32개 초등학교가 신청했고 26명이 최종 선정됐다. 이들은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지원을 받는다. 하루 4시간 이상 활동하는 수업보듬이에게는 식비와 교통비 등 실비로 하루 최대 4만원이 지급된다.

◆학생 안정되자 교실 전체가 달라져
현장의 변화는 구체적이다. 한 담임교사는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 화를 내거나 물건을 던지던 학생에게 수업보듬이가 배치된 뒤 감정 폭발 횟수와 강도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학생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으려는 모습이 늘었고 수업 흐름이 끊기는 상황도 감소했다. 친구들이 해당 학생에게 가졌던 부정적인 인식이 줄면서 또래 관계와 담임교사의 정서적 부담도 함께 개선됐다.

또 다른 학급에서는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이 줄었고 수업 집중력과 성실성이 높아졌다. 학부모의 담임교사에 대한 신뢰와 학교 프로그램 참여도 함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학기 학생과 학부모, 담임교사, 자원봉사자, 학교 관리자 등 2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전체 만족도는 97%를 기록했다. 학생 96.8%가 정서 안정과 학교 적응에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했고 담임교사 97%는 안정적인 수업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학부모 만족도는 97.8%, 자원봉사자는 100%였다.

경북교육청은 25일 수업보듬이 운영학교 85개교의 담임교사 106명과 교육지원청 담당자를 대상으로 2학기 운영 설명회를 열고 우수사례와 개선사항을 공유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퇴직교원과 전문상담사 등 검증된 인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권역별 협의회와 온라인 소통망도 구축할 계획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수업보듬이 정책의 핵심은 교실 안 어느 누구도 배움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보듬는 데 있다"며 "학생에게는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교사에게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모든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빈틈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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