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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빨래터공원서 '세계음식 맥주페스타'…"내년에도 꼭" 무더위 식힌 여름 마무리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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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 세례에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들, 벚꽃 조형물 아래 맥주잔을 부딪치는 어른들. 지난 29일 대구 앞산빨래터공원은 하루 종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대구 남구가 이날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앞산빨래터공원에서 지역 최초로 '2026 세계음식 남구 맥주페스타'를 열고, 올여름 폭염에 지친 주민들에게 특별한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이번 행사는 '2026 찾아가는 문화공연'과 연계해 진행됐다.

지난 29일 앞산빨래터공원에서 열린
지난 29일 앞산빨래터공원에서 열린 '2026 세계음식 남구 맥주페스타' 물총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물총 대결을 펼치고 있다.

낮에는 물총놀이터, 밤에는 야간 미식 축제

이날 행사는 낮과 밤 프로그램을 달리해 진행됐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물총놀이터가 운영됐다. 수박 모양 대형 에어바운스 슬라이드와 간이 수영장이 설치된 잔디광장에는 사전 신청한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물총을 든 아이들과 부모들이 뒤엉켜 물세례를 주고받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은 물론 외국인 가족 방문객까지 함께 어울리며 광장은 그야말로 거대한 물놀이터가 됐다.

에어바운스를 세 번이나 타고 내려온 한 어린이(9)는 "물총 싸움도 하고 미끄럼틀도 타고 너무 재밌었는데 두 시간밖에 안 해서 아쉽다"며 "내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면 좋겠다"고 볼멘소리 아닌 볼멘소리를 했다.

두 자녀와 함께 온 30대 주부는 "폭염에 아이들 데리고 멀리 워터파크 가는 것도 일인데, 동네 공원에서 이렇게 안전하게 물놀이를 시킬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안전요원들도 곳곳에 배치돼 있어 마음 놓고 즐겼다. 이런 행사라면 매년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해가 진 뒤에는 앞산해넘이전망대와 하늘다리의 야경을 배경으로 세계 각국의 이색 요리와 수제 맥주를 즐기는 야간 미식 축제로 이어졌다. 무대에서는 음악과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며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더했다.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이 지난 29일 앞산빨래터공원에서 열린
'2026 세계음식 남구 맥주페스타' 현장에 시민들이 참석해 세계 각국의 음식과 수제 맥주를 즐기고 있다.

지하주차장의 변신…만국기 아래 24개 먹거리 부스 '북적'

먹거리·푸드트럭 부스는 총 24개 팀이 참여해 다채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했다. 독일식 모둠 소시지, 터키식 케밥과 아이스크림, 일본식 오코노미야끼·야끼소바·타코야끼 등 세계 각국의 요리와 함께 필스너 라거·골든에일·IPA 등 지역 수제맥주 브랜드도 한자리에 마련돼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평소 주차장으로 쓰이던 공간은 만국기와 조명, 레드카펫으로 꾸며진 대형 푸드코트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대형 냉풍기가 곳곳에 배치된 실내 공간에는 유모차를 끄는 젊은 부부부터 백발의 어르신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긴 테이블을 가득 메웠고, 캐릭터 풍선을 든 아이들이 그 사이를 뛰어다니며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친구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던 70대 어르신은 "더운 여름에 시원한 데서 맥주 한잔하며 이웃들과 이야기 나누니 이만한 피서가 없다"며 "앞산 밑에서 몇십 년을 살았지만 이런 축제는 처음이다. 대구 대표 축제로 키워도 손색이 없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총놀이를 마치고 가족과 케밥을 먹던 40대 직장인은 "낮에는 아이들이 놀고 밤에는 어른들이 즐기는 구성이 알차다"며 "치맥페스티벌처럼 남구 하면 떠오르는 축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다만 하루만 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최소 2~3일은 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장에는 지역 소상공인 15개 팀이 참여한 플리마켓도 함께 열려 양말·잠옷, 헤어 액세서리, 수제 캔들, 디퓨저, 가죽 소품, 여성 의류, 반려견 용품 등 다채로운 상품이 선보이며 볼거리를 더했다. 플리마켓에 참여한 한 소상공인은 "하루 종일 손님이 끊이지 않아 준비한 물량이 일찌감치 동났다"며 "이런 기회가 정기적으로 마련되면 지역 상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이 지난 29일 앞산빨래터공원에서 열린 '2026 세계음식 남구 맥주페스타'에서 방문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남구만의 글로벌 축제 브랜드로"

조재구 남구청장은 이날 현장을 찾아 "남구의 숨은 매력도 널리 알리고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음식과 맥주를 즐기면서 남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준비했다"며 "시민들이 멀리 떠나지 않고도 세계 여행을 떠난 듯한 특별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축제가 지역 소상공인과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남구만의 차별화된 글로벌 축제 브랜드로 자리 잡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며,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함께 힘써 준 지역 상인들과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첫 회임에도 하루 종일 인파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이번 축제를 두고 현장에서는 "일회성으로 끝내기엔 아깝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남구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앞산빨래터공원을 사계절 시민들이 찾는 대구 대표 관광 거점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지역 축제 전문가들도 이번 페스타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대구권 한 대학의 관광·축제 전공 교수는 "앞산빨래터공원은 앞산 야경과 하늘다리라는 고유 경관 자원에 도심 접근성까지 갖춘 보기 드문 입지"라며 "낮에는 가족형 체험, 밤에는 성인 대상 미식 콘텐츠로 시간대별 타깃을 분리한 구성은 국내 성공 축제들의 공통 문법을 정확히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치맥페스티벌이 그랬듯 축제 브랜드는 첫해의 반응보다 꾸준한 반복 개최를 통해 만들어진다"며 "회차를 거듭하며 개최 기간을 늘리고 남구만의 스토리를 입힌다면 대구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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