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돌발 홍수가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을 덮쳐 경남에 본사를 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직원 9명이 연락두절됐다.
연락이 끊긴 직원은 창원에 본사를 둔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6명과 진주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한국남동발전 소속 3명이다. 정부와 경남도, 두 기업은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현지에 대응 책임자들을 급파하는 등 수색·구조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외교부와 경남도, 한국남동발전, 두산에너빌리티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9시쯤 현지시간(한국시간 낮 12시 15분쯤) 네팔 중북부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 상류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거대한 흙탕물이 토사와 암석 등을 동반한 채 트리슐리강 유역을 덮치면서 주택과 차량, 도로, 교량, 수력발전시설 등이 잇따라 파손됐다. 현지 영상에는 계곡을 따라 빠르게 밀려든 급류가 건물과 차량을 순식간에 휩쓸어 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고로 UT-1 수력발전소 건설과 운영 준비를 위해 현지에 체류하던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9명의 연락이 끊겼다.
당초 한국인 연락두절자는 8명으로 파악됐으나 주네팔한국대사관이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지에서 채용한 한국인 직원 1명도 연락두절 상태인 것을 추가로 확인하면서 9명으로 늘었다.
경남도가 27일 오전 작성한 '네팔 홍수로 인한 기업인력 실종 및 대응 보고'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네팔 현지 한국인 인력은 파견 직원 20명과 현지 채용 직원 1명 등 모두 21명이다.
이 가운데 6명은 아직까지 연락두절 상태다. 나머지 15명은 소재와 안전이 확인됐다. 안전이 확인된 직원 중 5명은 사고 당시 다른 지역에 출장 중이었으며, 현장 인근에 있던 10명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남동발전의 네팔 파견 직원은 총 7명이다. 이 가운데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던 3명은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나머지 4명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기업의 네팔 현지 한국인 인력은 모두 28명으로, 이 가운데 9명이 연락두절됐고 19명은 소재와 안전이 확인된 셈이다.
외교부는 현지에서 안전을 확인한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10명이 네팔인 등 외국인 근로자 200여 명과 함께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주네팔한국대사관 소속 영사가 급파돼 이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급파…네팔 군·경찰도 구조 투입
정부는 사고 직후 조현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외교부는 네팔 정부에 한국인 연락두절 사실을 통보하고 신속한 수색과 구조를 요청했다.
외교부와 소방청, 경찰청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11명 규모의 정부합동 신속대응팀도 27일 현지로 출발한다. 대응팀은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한 뒤 현지 당국 및 주네팔한국대사관과 협력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 가족 지원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조현 장관은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에서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우리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수색과 구조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네팔 정부도 군과 경찰 등으로 구성된 구조대를 피해 지역에 투입하고 헬기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이 해발고도가 높은 험준한 협곡인 데다 도로와 교량까지 유실돼 구조 인력과 중장비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 정연인 부회장·남동발전 윤장현 본부장 현지 급파
두산에너빌리티는 사고 직후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현지 상황 파악과 직원 구조 지원에 들어갔다.
경남도 대응자료에 따르면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과 현장 담당 전무 등 대응 책임자들은 27일 오후 1시 네팔로 출국한다. 현장 대응팀은 현지 당국 및 정부 신속대응팀과 협력해 연락두절 직원 수색과 안전 확보, 사고 수습을 지원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연락두절 직원 가족들에게 사고 상황과 회사의 대응 내용을 설명하고 가족 지원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남동발전은 조영혁 사장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경남 진주 본사에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대응체제를 가동했다.
사고 발생 직후 카트만두에 있는 현지법인 인력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으며, 본사와 현지법인, 외교부, 주네팔한국대사관, 네팔 군 당국 등과 긴급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윤장현 한국남동발전 신성장본부장과 현지 대응반도 27일 네팔로 급파된다. 대응반은 현지 구조지원 캠프를 설치하고 실종자 수색과 구조, 가족 지원, 현장 상황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남동발전은 네팔 군 구조 헬기의 현장 투입을 요청하는 등 연락두절 직원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관계자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연락이 끊긴 직원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무사히 구조하는 것"이라며 "정부 및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경남도, 도내 기업과 연락망 가동…행정지원 검토
경남도도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와 진주 한국남동발전의 직원들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되자 산업국 에너지산업과를 중심으로 상황 관리에 들어갔다.
경남도는 두 기업과 연락망을 가동해 현지 인원과 연락두절자, 안전 확인자, 기업별 대응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현지 대응 상황도 실시간으로 공유받고 있다.
도는 연락두절자 수색과 구조, 가족 지원 등과 관련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제공할 수 있는 행정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으로부터 현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연락두절 직원들의 신속한 구조를 위해 필요한 행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216MW 규모 대형 수력발전사업…두산 건설·남동발전 운영
사고가 발생한 UT-1 수력발전사업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약 70㎞ 떨어진 라수와 지역 트리슐리강에 216MW급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72MW급 발전기 3기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한국남동발전과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등이 사업 개발에 참여했으며, 한국남동발전은 현지 특수목적법인(SPC) 지분투자와 출자법인 운영, 발전소 운영·정비를 맡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 설계·조달·시공과 터빈·발전기 등 주요 기자재 제작·공급을 담당한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30년간 네팔전력청에 판매하도록 전력구매계약이 체결돼 있다.
사업비는 자료 작성 시점과 환율·사업비 조정에 따라 차이가 있다. 경남도는 이번 대응자료에서 사업비를 8천900억원으로 집계했으나 한국남동발전 홈페이지에는 7천121억원으로 기재돼 있고, 최근 언론에서는 6억4천700만달러, 한화 약 8천600억∼8천900억원 규모로 보도되고 있다. 따라서 사업비는 '약 8천억원대'로 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 홍수 원인은 아직까지 확인 중…'빙하·암석 붕괴 가능성' 제기
사고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고 있다.
현지 당국과 전문가들은 중국 티베트 접경 고산지대에서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하천을 막은 뒤 쌓여 있던 물이 한꺼번에 쏟아졌거나, 빙하호가 붕괴하면서 대규모 급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지역에 홍수를 일으킬 정도의 집중호우가 내리지 않았다는 현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 폭우보다는 빙하 붕괴나 얼음·암석 산사태에 따른 돌발 홍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현 단계에서 '빙하호 붕괴가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네팔 전체 인명 피해도 집계기관과 보도 시점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27일 오전 주요 외신과 국내 보도는 사망자를 95명에서 160명, 실종자를 400명 이상으로 전하고 있다. 현지 구조 작업과 신원 확인이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더 늘거나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지지율 30%대로 주저앉아…부정평가 60% 육박
호남 반도체 용수 예타 면제…6조원 투입해 클러스터 조성 가속
김민석, 이진숙에 "이제 '여자 전두환'으로 통일해 부르자"
동학농민혁명 후손 723명에 매년 120만원…전북이 첫 지원
이럴 줄 몰랐나…'검수완박' 해놓고 뒤늦게 '경찰 개혁' 주문 李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