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갑작스레 닥친 대홍수의 원인이 기후 변화와 그에 따른 지질 변화일 것이라는 추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히말라야산맥의 기후 변화 탓에 엄청난 규모의 빙하와 암석이 붕괴하면서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 산사태가 일으킨 지진 에너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장주기 지진파와 위성사진 등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규모 5.2 수준의 지진 에너지가 산사태로 인해 발생했다"며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지진과 같은 충격이 발생했고, 이후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하류 지역으로 휩쓸려 내려가면서 대홍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산맥의 기후 변화로 이번과 같은 대형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속도가 21세기 들어 2배 이상 빨라진 것으로 조사된 탓이다. 이 지역의 빙하 두께는 2000년 이전까지 연평균 34㎝씩 줄었다. 2000년 이후부터는 감소 폭이 2배 이상 커져 연간 73㎝씩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기후 전문가들도 이번에 일어난 돌발적인 대홍수가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ICIMOD 소속 한 전문가는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과 바위가 강을 막으면서 하류로 갑작스러운 물살을 쏟아낸 상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빙하호 붕괴, 홍수 부를 수도
이는 빙하호 붕괴로 인한 홍수 발생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빙하호 붕괴는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에서 막대한 양의 물이 갑자기 방출되는 현상이다. 전 세계적인 기온 상승으로 산악 빙하는 줄어들고 있는데, 빙하가 녹은 물이 빙하호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1990년대부터 빙하호의 수와 규모는 증가해왔다.
호수를 가둔 얼음과 암석으로 된 이른바 '자연댐'이 갑자기 무너지면 홍수가 일어나는 원리다. 문제는 기후 변화 때문에 앞으로 이런 홍수가 증가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하류 지역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이 없었다는 점도 이번 대홍수의 특징이다. 산악 지대에서 빠른 속도로 쏟아지는 거대한 흙탕물은 액체 콘크리트와 같은 치명적 조합을 형성하기에, 이를 발견하고 도망치면 이미 때는 늦다는 지적이다.
토사와 흙탕물이 매우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내린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V'자 협곡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영국 레딩대 소속 연구원인 도로시 하인리히는 "산악 지형에서는 강이 일부 구간에서 상당히 좁아질 수 있다"며 "(눈사태나 산사태로 강이 막히면) 물이 많이 고이게 되고 (그것이 한꺼번에 터지면)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의 홍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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