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화원읍과 옥포읍 일대에 들어설 '대구 미래 스마트기술 국가산업단지'(이하 대구 제2국가산단)가 올해 '산업단지 계획 수립'에 들어가며 2034년 준공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미래차와 로봇을 융합한 미래모빌리티 산업을 핵심으로 내세운 대구 제2국가산단의 성공을 위해, 0.06% 면적에서 지역내총생산(GRDP)의 32%를 책임지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사례가 참고할 만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조성·운영하는 곳으로, 이를 통해 관광산업에 의존하던 제주에서 첨단 제조업과 정보기술(IT) 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GRDP 3분의 1 창출한 제주 첨단단지
JDC에 따르면 제주시 아라동 일원 109만㎡ 규모의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1단지는 2004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돼 2010년 준공됐다. 지난해 말 기준 193개 기업이 입주해 매출액 8조7천411억원, 고용인원 3천701명을 기록했다. 단지 면적은 제주 전체의 0.06%에 불과하지만 생산액은 제주 GRDP의 32%에 달했다. 2024년 8조2천억원이었던 총생산액은 지난해 8조7천억원으로 늘었다. GRDP 대비 비중도 30.5%에서 32%로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IT가 32%, 생명공학(BT)이 30%를 차지한다. 카카오를 비롯해 이스트소프트, 제주반도체,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입주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업 노타는 JDC의 지원으로 단지 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친환경 스마트자동차 연구센터와 연계해 국비 실증과제를 수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다.
창업기업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단지 내 제주혁신성장센터(Route330)는 누적 207개 기업을 육성했다. 이들 기업은 1천7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3천43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단지는 2017년 12월 산업시설용지 분양을 100% 완료했다. JDC는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부터 인근에 약 85만㎡ 규모의 2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35%를 넘었으며 2028년 준공이 목표다. 2단지에는 AI 전용 구역이 들어선다. JDC는 제주도와 함께 40㎿급 공공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획용역 결과는 오는 11월 나올 예정이다. 사업비는 4조~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JDC는 카카오를 비롯해 SK, KT 등과 유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성·운영 통합, 산학연 클러스터가 성장 비결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의 특징은 조성과 운영을 한 기관이 맡는 구조다. 일반적인 국가산업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자치단체가 단지를 조성하고서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 관리를 넘긴다. 반면 JDC는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조성, 운영, 유휴부지 매각, 입주기업 지원을 한 기관에서 담당할 수 있도록 했다.
산학연 연계도 강점으로 꼽힌다. 단지는 제주대와 제주국제대, 한국폴리텍대학 등 교육기관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았다. JDC는 대학과 기업을 연계해 산업단지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입지를 정했다고 설명한다.
2단지에서는 AI 인재 양성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 KAIST의 AI 특화교육과 창업 인큐베이팅을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을 목표로 4대 과학기술원 연합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KAIST와 제주대가 지역 산업 수요에 맞는 특화대학원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력 여건도 데이터센터 사업의 변수다. 제주에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늘면서 전력망 한계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반복되고 있다. JDC는 데이터센터를 잉여 재생에너지 활용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성과에도 청년은 떠난다…재원 확보도 숙제
산업단지의 성장이 청년 인구 유출을 막지는 못했다는 점은 제주 사례의 과제로 꼽힌다. 제주 산업구조에서 서비스·관광 등 3차 산업 비중은 79.07%에 달한다. 제주 청년 인구 비율은 2021년 26.8%에서 지난해 23.9%로 떨어졌다. 2023년 제주 순유출 인구 4천800명 가운데 43.8%는 직업을 이유로 제주를 떠났다. 첨단산업 일자리 확대와 함께 청년층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주거·문화 등 정주 여건을 갖추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JDC 관계자는 "지난해 탈락한 산업통상부의 '문화선도 산업단지' 공모에 사업을 보완해 재도전하는 한편, K-뷰티·K-푸드·K-컬처 등 지역특화산업에 AI를 접목해 산업 생태계를 넓힐 계획"이라고 했다.
재원 확보도 변수다. JDC는 정부 출연금 없이 제주공항과 항만 지정면세점 수익을 국제자유도시 조성 사업에 재투자하는 구조다. 첨단과학기술단지 1단지 조성에는 9천70억원이 투입됐다. 국비는 진입도로 건설에 투입된 605억원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대부분 면세점 수익으로 충당했다.
문제는 면세점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JDC에 따르면 면세점 매출액은 2022년 6천585억원에서 2023년 5천352억원, 2024년 4천501억원, 지난해 3천808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42% 감소했다. 순이익도 2022년 1천547억원에서 지난해 858억원으로 줄었다. JDC는 지난해 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송석언 JDC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을 개발해 하는 사업은 한계가 있다"며 "첨단과학기술단지 2단계 기업 유치를 통해 제주 유일 산업단지로서 위상을 다지고 AI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대구 제2국가산단 역시 산업단지 조성에 그치지 않고 기업 유치와 인재 확보, 정주 여건을 함께 갖추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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