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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김성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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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근래 단행된 개각과 주요 공직자 인선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30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장관 후보자 지명은 거센 논란과 함께 모든 매체를 도배하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직 겸직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행법상 겸직이 허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 후 순위 후보에게 의석을 넘겨주던 관례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의원직 유지 의사를 고수하면서 심지어 범여권과 진보정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의 부적절한 처신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용 의원은 2023년 가족과 함께 제주 여행을 가며 공무 수행 시에만 이용 가능한 김포공항 귀빈실을 사적으로 이용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밖에도 그동안 여러 부적절한 모습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불과 얼마 전 임명된 한성숙 국무총리 인사를 둘러싼 논란도 마찬가지다. 청문회 과정에서 다주택 보유와 농지법 위반 의혹, 건축물 불법 증축 시정 지연 등 숱한 도덕성 문제가 드러났다. 행정 역량 검증 역시 미흡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재임 당시 핵심 추진 사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수습되기도 전에 장관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본인이 사과할 정도의 중대한 관리 부실이었음에도, 임명동의안은 야당의 표결 불참 속에 여당 주도로 강행 통과됐다. 결격 사유가 누적된 인사가 정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탓에 현 정부에서 총리의 존재감은 찾아볼 수 없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인사란 사람(人)에 관한 일(事), 즉 조직에 알맞은 인재를 채용하고, 알맞은 자리에 임명하며, 일에 대한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보상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인사 과정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는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쓰는 것이 결국 모든 일을 제대로 추진하고 성과를 내는 근본이다. 모든 인간은 유한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정부를 포함한 모든 조직의 시간, 자본, 기술이라는 자원은 제한되어 있다. 그리고 이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 사회적으로 유용한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는 궁극적으로 인간뿐이다. 세상이 발전하면서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압도적인 시스템과 인공지능이 도입되어도, 이들은 결국 도구일 뿐 기획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오직 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알맞은 인재가 알맞은 자리에 배치되어야 주어진 일이 능률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 잘못된 인사는 그 조직뿐만 아니라 막대한 기회비용을 발생시키고 만다.

공직 사회에서 인사 실패는 치명적이다. 기업의 실패는 해당 기업의 손실로 끝나지만, 고위 공직자의 무능과 잘못된 판단은 국민 전체의 피해와 국가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능하고 도덕적인 인재만이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공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임명된 기관의 수장이 역량과 도덕성이 결여되었을 때 관료들은 겉으로는 지시를 따르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조직적 저항을 보이게 된다. 그저 형식적으로만 순응하는 척할 뿐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행정을 기대할 수 없다. 실무 지식과 법령 해석 권한을 쥔 관료들은 장관의 정책 드라이브를 무력화한다.

좋은 조직은 무엇을 할지보다 누구와 함께할지부터 먼저 결정한다. 아무리 그럴듯한 정책 비전이라도 이를 실행하고 관리할 주체의 전문성과 도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은 실패하게 마련이다. 특히 온갖 이해관계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정부 조직일수록 사람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결국 좋은 정부를 만드는 출발점은 적재적소에 올바른 인재를 앉히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데 있다. 정부의 인사정책은 국가를 위기에서 구원할 수도, 파멸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장관 한 사람의 판단 착오는 국가 시스템의 마비와 막대한 국민 피해로 직결된다. 대통령의 인사 철학과 전문성 중심의 시스템적 검증, 온정주의 탈피 등 인사행정은 국정 성공의 실패를 가르는 최종 잣대가 된다. 더 이상의 인사 실패를 저지르지 않는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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