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시작될 시간이 가까워지자 관객들이 하나둘 객석으로 들어섰다. 무대에서는 연주자들이 악기를 점검하고 있었고, 객석에도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객석 군데군데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날 공연은 무료였다. 고물가에 티켓값이 부담스러워 문화생활을 포기한다는 하소연이 무색해 보였다. 공짜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는 말도 옛말일까. 공짜 공연의 빈자리는 의아하게 느껴졌다.
문화공연을 취재하면서 '전석 무료'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시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기 위해서 입장료를 받지 않는 공연들이다. 무료 티켓을 사전 예약으로 배포하거나 선착순으로 관객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공연장에 가 보면 예매된 좌석만큼 관객이 들어차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입장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어 무료로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빈자리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공연장에 들어서기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문턱이 있는지도 모른다. 공연 한 편을 보려면 티켓 외에도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시간을 내야 하고 공연장까지 이동해야 한다. 무엇을 하는 공연인지 찾아보고 내가 좋아할 만한 공연인지 판단하는 일도 관객의 몫이다. 특히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면 '괜히 갔다가 재미없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도 있다. 입장료가 무료라고 해서 이런 고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악 공연을 취재하면서 이런 생각은 더 선명해졌다. 국악이라고 하면 젊은 세대에게는 왠지 어렵고 고루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쉽지만 실제 무대는 예상과 달랐다. 전통악기와 함께 첼로·비올라·기타·피아노 등이 어우러졌고 재즈나 라틴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연주도 이어졌다. 랩이 등장하는 무대도 있었고, 연주자들은 객석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국악 공연은 지루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실제 공연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사실 무료 공연은 국가가 비용을 지출한다는 점에서 무료 공연이 아니다. 공연이 특정 마니아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다양한 시민의 취향을 고려한 공연일 필요성도 있고 관람자의 입장에서는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한번 가볼까' 하는 열린 마음이 있어야 한다. 결국 무료라는 것은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이지, 공연장을 찾게 만드는 이유까지는 될 수 없다.
예매를 해 놓고도 오지 않은 사람은 무엇 때문에 마음을 바꿨는지, 공연장에 온 사람은 무엇을 보고 이 공연을 선택했는지, 공연을 기획한 사람은 관객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 모두가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인데 그 기대가 무엇인지 따라가다 보면 관객을 늘려나가는 방법도 조금은 선명해질 것이다.
관객들이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는 공연 중에도 신경이 쓰이지만 공연이 끝나고 돌아서도 공허함이 남는다. 무료였는데도 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연보다 다른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입소문 발소문이라는 말이 하루아침에 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공연은 관객의 방문을 부른다. 관객의 발걸음이 많아지면 공연의 문턱은 자연히 낮아고 무료라는 말의 지위에 더 큰 가치가 부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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