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주가 최근 한 달간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형 수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선 신규 수주 부진과 원화 강세 등 단기 부담이 겹친 데다 기존 상선 호황을 넘어설 추가 성장 동력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KRX 조선 TOP10 지수는 5.46%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한국조선해양은 11.00%, HD현대중공업은 8.58% 내렸다. 대한조선(-5.03%), 한화오션(-2.87%), 삼성중공업(-2.26%)도 약세를 나타냈다.
주가와 달리 수주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5154억원 규모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4445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며 올해 상선 수주 목표의 107%를 채웠다.
한화오션도 이달 들어 4778억원 규모의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3척과 1조5527억원 규모의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잇달아 수주했다. 지난 9일에는 약 6833억원 규모의 태국 왕립해군 차세대 호위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수주 행진에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데는 최근 조선업을 둘러싼 단기 부담이 겹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선 본업인 상선에서는 최근 중국 대비 수주 경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 420만CGT(표준선 환산톤수) 가운데 한국은 31만CGT로 7%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중국은 359만CGT로 85%를 차지했다.
원화 강세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선박 계약이 주로 달러화로 이뤄지는 조선업 특성상 원화 가치 상승은 원화 환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조선주가 수주 소식에도 좀처럼 반응하지 않는 데는 기존 상선 호황만으로는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선가 선박의 실적 반영으로 조선사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존 상선 사업을 넘어 추가적인 고부가가치 수주와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구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미국 조선업 재건에 대한 기대 역시 실제 주가 상승 동력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사업 진행을 주도하는 MASGA의 특성상 민간 프로젝트보다 속도가 더딜 수 있어 관련 모멘텀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한 눈높이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의 대규모 DC향 발전엔진 수주와 백악관의 해외 함정 건조 허용 방침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종의 주가 흐름은 다소 부진했다"며 "조선사의 본업인 상선 부문에서 중국 대비 신규 수주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8월 수주 부진을 국내 조선업의 수주 흐름 자체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올해 1~8월 국내 조선사의 누적 수주량은 938만CGT로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했다. 지난달 말 기준 수주잔량도 3796만CGT로 전년 동기보다 347만CGT 늘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 역시 186.34로 전월보다 0.85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한 달 중국 대비 수주 경쟁에서는 부진했지만 누적 수주와 수주잔량, 선가 흐름은 여전히 견조한 셈이다.
이미 확보한 고선가 물량이 향후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조선업은 수주 이후 건조가 진행되면서 매출과 이익을 인식하는 만큼 과거 높은 선가에 확보한 물량이 순차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여기에 LNG운반선과 탱커,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가 이어지고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2030년 인도 물량까지 판매하고 있어 중장기 실적 가시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CPSP 수주 불발과 미국 중간선거 대기, 원화 강세와 조업일수 축소로 단기 모멘텀이 둔화됐지만 LNG운반선·탱커·컨테이너선 발주가 지속되고 2030년 납기 판매로 이익 시계열은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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