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유명한 돈가스 집이 있다. 바로 동성로에 위치한 OO돈가스다. 이 가게를 지나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거쳐간 아르바이트생과 직원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다. 수십 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그 세월 동안 주방과 홀을 거쳐 간 사람이 수백 명은 될 것이다.
그들에게 이 가게는 어떤 이미지를 가졌을까? 그 이미지 하나가 평생 가는 단골이자,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동네방네 이야기를 퍼뜨려주는 광고판이 됐을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 회사 안에서 하는 마케팅, 그러니까 내부 마케팅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직원은 원래 첫 번째 고객이다. 1981년 미국의 서비스 마케팅 학자 레너드 베리는 <직원이라는 고객>이라는 논문에서 낯선 주장을 폈다. 회사가 정말로 팔아야 할 첫 번째 대상은 밖에 있는 손님이 아니라 안에 있는 직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내부 마케팅'이라 이름 붙였는데, 논리는 단순하다.
직원 스스로가 자기 회사의 상품을 진심으로 좋다고 믿지 못하면, 그 믿음 없는 상태로 손님을 설득하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광고가 아무리 멋져도 실제로 손님 앞에서 실현하는 사람이 회사를 못 미더워하면 그 광고는 매장 문턱을 넘는 순간 거짓말이 된다.
직원이 회사 밖에서 하는 말은 회사가 만드는 광고보다 훨씬 멀리 퍼진다. 한 마케팅 컨설팅사에 따르면, 브랜드 메시지는 공식 채널을 통할 때보다 직원 개개인의 네트워크를 통할 때 561퍼센트 더 멀리 퍼진다. 같은 내용이라도 직원이 공유한 게시물은 브랜드 계정이 올린 게시물보다 24배 더 자주 다시 공유되고, 참여율도 8배 가까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의 버거 체인 인 앤 아웃은 이 원리를 의도적으로 활용해 온 대표적인 사례이다. 1948년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가맹점을 내주지 않고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해 온 이 회사는,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시급과 정직원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인 앤 아웃의 시작 시급은 시간당 9.5달러로 업계 평균을 훌쩍 웃돌았고, 이직률은 업계 평균의 절반 이하였다. 모든 매장 관리자가 감자 껍질을 벗기는 일부터 시작해 승진할 때마다 급여가 오르는 구조도 특징이었다.
그 결과 이 회사를 거쳐간 수많은 아르바이트생은 퇴사한 뒤에도 브랜드를 나쁘게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명 셰프와 연예인들까지 나서서 이 버거를 추앙하는 팬덤이 만들어졌는데,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이 회사를 거쳐간 사람들이 회사에 대해 갖고 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스타벅스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 1991년, 100번째 매장을 연 날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시애틀의 한 로스팅 공장에서 '빈 스톡'이라는 제도를 발표했다. 정규직뿐 아니라 파트타임 직원까지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 회사 주식을 나눠주는 제도였다.
소매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시도였고, 이 제도가 생긴 뒤로 스타벅스는 직원을 '고용된 사람'이 아니라 '파트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몇 시간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사람도 회사의 지분을 가진 주인이 되는 순간, 그 사람이 퇴사한 뒤에 하는 말은 완전히 달라진다. 회사에 대한 험담이 곧 자기 자산에 대한 험담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OO돈가스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인 앤 아웃처럼 높은 시급을 줄 수 없고 스타벅스처럼 주식을 나눠줄 수도 없는 작은 가게라도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일하는 동안 이 가게가 왜 이렇게 오래 살아남았는지, 무엇을 자랑스러워해도 되는지를 직원에게 분명히 알려주는 일, 그리고 그만두는 순간까지 그 사람을 그냥 스쳐 가는 알바가 아니라 이 브랜드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증인으로 대우하는 일이다.
회사가 가장 먼저 설득해야 할 대상은 손님이 아니라 그 자리를 거쳐간 모든 직원이다.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손님이 아니라 이미 월급을 받았던 사람에게 먼저 던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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