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범죄조직 '블랙액스' 소속으로 지목된 나이지리아인 6명이 미국 여성 100명 이상을 상대로 온라인 로맨스 스캠을 벌여 73억원(약 600만 달러)을 편취한 혐의로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
이들은 2021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체포된 뒤 이날 케이프타운 교도소에서 케이프타운 국제공항으로 이송됐다. 공항에서 FBI와 미국 비밀경호국(USSS) 요원에게 인계돼 미국행 항공편에 올랐다. 미국 도착 후 전신사기(와이어 프로드)와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남아공 경찰 정예 수사대 호크스 대변인 카틀레고 모갈레 대령은 "6명은 케이프타운 교도소에서 케이프타운 국제공항으로 이송된 뒤 이날 아침 남아공에 도착한 FBI와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인계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중에는 은퇴한 노인과 사업가들이 포함됐다. 호크스는 이들이 "정교하게 구성된 온라인 관계를 통해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이 주로 사용한 수법은 "남아공 케이프타운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강도를 당했다"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요청하거나, "크레인 수리비가 필요하다", "현장 사고 법적 비용이 필요하다"는 거짓 이야기로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해외 세금을 내면 더 큰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명목으로 송금을 유도하기도 했다.
FBI가 미국 뉴저지주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설문지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여러 가명을 사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피해자의 미국 내 금융 계좌를 이용해 남아공으로 자금을 이체하거나, 피해자를 설득해 직접 금융 계좌를 개설하게 한 뒤 그 계좌를 피의자들이 직접 사용하는 방식도 동원됐다.
피의자들이 소속된 것으로 지목된 블랙액스는 인터폴이 세계 사이버 금융사기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것으로 규정한 범죄 네트워크다. 공식 명칭은 '네오 블랙 무브먼트 오브 아프리카'로, 나이지리아 베닌시티에 본부를 두고 아프리카·유럽·북미에 걸쳐 지역 지부를 운영한다. 나이지리아 학생 사교 모임에서 출발해 대학 재학 중 조직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으며, 구성원 다수가 대졸 학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BBC 탐사보도는 블랙액스가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위험한 조직범죄 집단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로맨스 스캠 외에도 가상자산 사기, 투자 사기, 인신매매, 살인 등 폭력 범죄와도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다.
FBI는 2019년 11월과 2021년 9월 두 차례 블랙액스 관련 작전을 펼쳐 35명 이상을 기소했다. 2021년에는 미국 법무부가 블랙액스와 연루된 혐의로 남성 8명에 대한 연방 기소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인터폴 주도로 여러 나라에서 블랙액스를 겨냥한 작전이 이어졌다.
이번 송환은 남아공 수사기관 호크스, 인터폴, FBI, 미국 비밀경호국이 참여한 5년간의 국제 공조 수사 끝에 이뤄졌다. 피의자들은 2021년 체포 이후 남아공 법원에서 송환 적법성을 다투며 약 5년을 보냈다. 국제 송환 절차에서는 외교 채널을 통한 인도 요청, 피의자의 법원 이의 제기, 항소 심리가 모두 마무리돼야 인도 명령이 집행된다.
이번 송환에 앞서 인터폴은 2025년 1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진행한 합동 작전에서 요하네스버그 일대 7곳을 급습해 39명을 체포하고 250개 이상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사이버 범죄 피해액은 2025년 기준 4억8400만 달러(약 6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미국과 남아공 당국은 이번에 송환된 6명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에 대한 미국 내 재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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