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중국제 둥펑(DF)-15A 탄도미사일을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한 정황이 16일(현지시간) 포착됐다. 같은 날 후티가 사우디의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잔해 영상을 공개한 직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예멘 관리들과 무기 전문가들이 현지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를 중국제 둥펑(DF)-15 탄도미사일로 특정했다고 보도했다. 동체 측면에는 'DF-15A'가 굵은 검은 글씨로 인쇄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고정식 날개와 구동 모터의 형태가 중국 관영방송이 공개한 훈련 영상 속 미사일과 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DF-15A로 추정했다. DF-15A는 중국이 설계한 단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약 965㎞에 달한다.
후티 관계자와 예멘 정부 관계자 모두 사우디가 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도 "후티 반군은 DF-15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해 자국의 발사를 사실상 시인했다.
WSJ은 사우디가 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맞는다면 후티와의 오랜 분쟁에서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사례가 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가 중국제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중국이 부인해온 중동으로의 미사일 판매 실태도 드러나는 셈이다.
다만 잔해는 동체만 발견됐다. 탄두는 비행 중 분리돼 더 멀리 날아가기 때문에 예멘 내 어디를 타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후티 반군은 예멘 북동부 마리브주 상공에서 사우디의 F-15 전투기를 자체 제작한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통해 사우디 전투기가 예멘 정부군을 돕기 위해 적대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자신들이 제작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밝혔다.
후티는 사막 한가운데 F-15의 날개와 엔진 등이 불에 탄 채 흩어져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전투기 꼬리날개에는 사우디 국기가 그려져 있었다. F-15는 사우디가 대당 약 2천억 원을 주고 미국에서 수입한 사우디 공군의 핵심 전투 전력이다.
후티는 또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으로 사우디 서쪽 얀부의 국영 석유 시설과 남서부 공군기지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얀부는 호르무즈 해협 대신 홍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는 사우디의 핵심 거점이다. 얀부항으로 원유를 보내는 동서 횡단 송유관은 이미 지난 10일 드론에 피격돼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샘 레어 연구원은 "이란과 탄도미사일 충돌이 시작될 경우 사우디의 미사일 인프라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사우디로서는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당국은 F-15 격추 주장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우디가 보유한 요격미사일 재고가 부족한 가운데, 송유관 가동 중단이 한 달간 지속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량의 4%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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