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명소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하룻밤을 보내는 이른바 '차박'은 국립공원 안에서는 과태료 대상이다. 지정된 야영장 밖에서 텐트를 치거나 차량에서 잠을 자다 적발되면 1차 20만원, 3차 이상은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담배 한 대는 더 비싸다. 국립공원 안 지정 구역 밖 흡연은 1차 60만원, 2차 100만원, 3차 이상 200만원이다.
국립공원공단은 2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전국 국립공원에서 불법·무질서 행위 집중관리에 들어간다. 단풍철 탐방객이 몰리는 두 달여 동안 현장 순찰과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다.
◆ 가을 두 달에 탐방객 1021만명이 몰린다
국립공원공단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은 4331만명이었다. 이 가운데 23.6%인 1021만명이 10~11월 두 달에 집중됐다.
사람이 몰리면 위반도 몰린다. 최근 3년간 국립공원에서 적발된 불법·무질서 행위는 모두 8669건인데, 이 중 1968건(22.7%)이 10~11월에 나왔다. 열두 달 중 두 달에 위반의 4분의 1가량이 쏠린 셈이다.
특히 흡연이 가을에 집중된다. 연간 흡연 적발 건수의 38.7%가 10~11월에 나왔다. 건조한 날씨에 낙엽이 쌓인 시기여서 담뱃불 하나가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때다.
◆ 적발 1위는 샛길 출입 2977건
최근 3년간 적발 유형을 보면 출입금지구역·샛길 출입이 2977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34.3%다. 이어 불법주차가 1830건(21.1%)으로 뒤를 이었다.
불법 취사는 1046건, 정상부나 대피소 등 금지 장소에서의 음주는 994건이었다. 샛길 출입 과태료는 1차 20만원에서 시작해 최대 50만원, 금지구역 음주는 1차 5만원, 2차 이상 10만원이다. 액수만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반복되면 누적된다.
차량을 이용한 지정장소 외 불법 상행위는 계도 없이 1차 적발부터 100만원이 부과된다. 계곡 초입에서 흔히 보이는 무허가 노점이 여기 해당한다.
◆ 도토리 한 줌은 과태료가 아니라 징역형
가을 산에서 가장 흔한 착각이 임산물 채취다. 도토리나 버섯을 줍는 행위는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다. 자연공원법 제82조는 국립공원 안에서 임산물을 무단 채취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도토리는 다람쥐와 어치 등 야생동물의 겨울 식량이다. 국립공원 밖 사유림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산림청은 지난 14일 가을철 산림 불법행위 집중단속을 알리며 산주 동의 없는 임산물 채취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의 단속은 10월 31일까지 이어진다.
◆ 샛길 사고 사망률 28.1%, 정규 탐방로의 3.7배
샛길 출입이 단속 1위인 이유는 단순한 질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공개한 국립공원 안전사고 자료를 보면 비법정 탐방로 사고 57건 중 16건이 사망 사고였다.
사망률로 따지면 28.1%다. 정규 탐방로 사고의 사망률 7.6%와 비교하면 약 3.7배다. 구조대 접근이 어렵고 위치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 탓이다.
사진 명소를 찾아 능선 밖으로 몇 걸음 나가는 행동이 가장 위험하다. 탐방로 입구 경고문만으로는 이런 우회 진입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비법정 탐방로에 대한 법적 개념과 현장 표지판 안내가 모호해 등산객이 길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적발되는 혼선이 빚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 계곡 불법시설물 432건 중 395건 정비
공단은 올해 3월부터 국립공원 하천·계곡의 불법 시설물을 전수조사해 432건을 확인했고, 이 가운데 395건(91.4%)의 정비를 마쳤다. 나머지에 대해서도 철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비 효과는 생태 지표로 나타났다. 팔공산국립공원에서는 계곡 기도터 등 불법 시설물을 철거한 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담비와 참매가 다시 확인됐다. 공단은 이 일대에서 생태계 복원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집중관리 기간에 북한산과 무등산은 공원 초입부와 계곡부가 불법 상행위 중점 점검 구역으로 지정됐다. 정비를 마친 계곡은 시설물이 다시 들어서지 않는지 반복 점검한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가을철은 많은 국민이 아름다운 단풍을 즐기기 위해 국립공원을 찾는 계절인 만큼 특정 장소에 탐방객이 집중되면서 자연환경 훼손 우려도 커진다"며 "불법 시설물은 정비 이후에도 재설치되지 않도록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산림 보호 분야에서는 화기 소지 자체를 삼가라는 당부가 이어진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을 찾을 때 임산물에 손을 대지 말고 라이터 등 화기를 소지하지 않아야 한다"며 "불법행위를 발견하면 관할 산림부서나 스마트산림재난 앱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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