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확한 진단도 중요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라면 적절한 시기에 신속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급성충수염을 비롯해 장폐색, 위·십이지장 천공, 장천공, 급성복막염 등 다양한 급성복증은 초기에는 단순한 복통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질환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수술로 이어져야 한다.
최근 응급의료체계에서는 지역 내 응급수술 역량을 어떻게 유지하고 강화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중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모든 응급수술을 대형병원이 담당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응급복부질환까지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면 중증·고난도 환자에게 투입해야 할 의료자원이 분산되고, 환자 역시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는 과정에서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종합병원이 일정 수준의 응급수술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외과계 병원 응급복부수술 지원 시범사업' 역시 지역에서 발생하는 급성복증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응급복부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단순히 외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24시간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응급실을 비롯해 신속한 검사와 영상진단, 수술실과 마취 인력, 외과 전문의 당직체계, 수술 후 환자를 관리할 병동까지 병원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특히 야간과 휴일에는 외과뿐 아니라 응급의학과, 마취과, 영상의학과, 간호부, 수술실, 검사실 등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구 강남종합병원도 외과계 병원 응급복부수술 지원 시범사업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9월부터 외과 전문의 3인 체제를 갖춰 응급수술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을 보강했다. 이는 개별 병원의 역량 확대를 넘어 지역 내에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를 적시에 치료하는 의료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모든 응급환자를 지역 종합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도의 전문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는 신속하게 상급의료기관으로 전원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환자를 무조건 한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신속하게 치료하고, 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지체 없이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응급의료는 어느 한 병원만의 노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 병·의원과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소방과 응급의료기관이 긴밀하게 연결될 때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를 제때 제공할 수 있다. 대구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지역별 의료수요와 접근성을 고려한 촘촘한 응급의료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응급수술에서 시간은 곧 치료의 기회다. 위급한 환자가 수술할 병원을 찾아 여러 곳을 전전하는 시간을 줄이고 가능한 가까운 곳에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종합병원이 응급수술 역량을 갖추고 상급종합병원과 역할을 나누며 필요한 환자를 신속하게 연결하는 것, 이것이 응급복부수술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지역 의료체계의 중요한 역할이다.
대구 강남종합병원 간·담췌 외과전문의 박성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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