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5일(현지시간) AI 설비투자 수혜 종목에 베팅해 손쉽게 수익을 내는 시대가 끝났다고 경고했다.
Bof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전략팀은 이날 보고서에서 AI 관련 자본지출 수혜주에서 초과 수익을 거두는 '이지 머니(easy money)' 전략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AI 관련 지출 급증과 화이트칼라 일자리 감소에 따른 재량 소비 위축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이미 투자 포지션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수브라마니안은 "AI 설비투자 수혜주를 사고 화이트칼라 소비 테마를 파는 전략에서 나오는 알파(초과 수익)는 앞으로 더 치열하게 싸워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브라마니안은 "미국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며, 설비투자 강세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며 "선택적 전략 전환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BofA가 장기 공매도 전용 액티브 펀드를 분석한 결과, IT 서비스·소비자 금융·소프트웨어 등 이른바 'AI 피해 업종'에 대한 포지션은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한 반면, 산업재 포지션은 소비재 대비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까웠다.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많이 비중을 늘린 업종은 전자장비·계측기·부품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브라마니안은 AI 관련 업종에서 고임금 일자리가 점점 위협받으면서 화이트칼라 전문직 사이에서 '필수 소비'로의 지출 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흐름은 이미 필수소비재와 임의소비재 간 포지션 차이에서 확인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BofA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자본지출 규모가 2026년 약 7950억 달러(약 1070조원), 2027년에는 1조800억 달러(약 14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이미 부채를 통해 지출을 충당하고 있으며, 자본지출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이 약 94%에 달해 투자 대비 여유 자금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BofA는 기업들이 AI 사용량을 제한하고 더 저렴한 모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고 지적했다. BofA 유럽 주식 전략팀에 따르면, 최근 미국·스위스·스칸디나비아 고객 미팅에서 AI 자본지출 문제가 전체 논의 시간의 80%를 차지할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대부분의 고객은 AI 투자 포지션을 유지할 계획이지만, "붐이 꺼지기 시작하는 신호가 나타나면 즉시 포지션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수브라마니안은 현재의 포지셔닝이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BofA 전략팀은 연초 연간 전망에서 소비보다 설비투자를 선호하고 AI 관련 지출이 시장의 '닻'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그 전략의 유효 기간이 사실상 끝났음을 공식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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