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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연막 피어오르자 헬기 출동… 포항 앞바다 해경 구조훈련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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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화재에 승객 해상 추락까지... 헬기·구조정 동원한 민·관 합동훈련

14일 승객역을 맡은 포항 선린대 학생들이 구명뗏목으로 대피 훈련을 펼치고 있다.
14일 승객역을 맡은 포항 선린대 학생들이 구명뗏목으로 대피 훈련을 펼치고 있다.
14일 포항항공대 소속 다목적헬기인 팬더(B515호)에서 항공구조사가 호이스트에 매달린 채 하강하고 있다.
14일 포항항공대 소속 다목적헬기인 팬더(B515호)에서 항공구조사가 호이스트에 매달린 채 하강하고 있다.

13일 오후 3시쯤 경북 포항시 영일만항에서 동쪽으로 약 2.5㎞ 떨어진 해상. 기자가 탑승한 여객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3천158톤(t)급, 여객정원 970명)에서 사이렌 소리와 함께 긴박한 경고가 울려 퍼졌다.

여객선 내부에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승무원 안내 하에 대피하라는 방송이 반복적으로 울렸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지진해일에 따른 여객선 화재와 인명피해 등 복합 해양재난에 대비해 민·관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일본 아키타현 북서쪽 해상에서 규모 7.7의 지진이 발생해 우리나라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밀려오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번 훈련에는 응급환자 및 해상 추락자 역할을 맡을 수상구조사들과 대피 승객 역할을 맡은 선린대학교 학생들이 동참했다.

훈련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됐다. 배상효 선장이 침착한 목소리로 선내 화재와 승객 대피 상황을 해경에 알리며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뒤이어 화재에 놀라 벽에 머리를 부딪힌 승객이 부상을 입는 상황이 연출됐다.

갑판에서는 지진해일에 따른 너울성 파도로 승객 8명이 바다에 추락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훈련은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됐다.

연이어 긴급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이날 오전부터 사전 훈련을 거듭하며 손발을 맞춘 승무원들의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승무원들은 먼저 응급 환자를 들것에 실어 선상 최상층 갑판으로 이송했다. 선박용 조난 신호 장비인 신호탄 K-34에서 나오는 주황색 연막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솟구치자, 저 멀리서 포항항공대 소속 다목적헬기인 팬더(B515호)가 여객선을 향해 접근했다.

헬기가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여객선 상공에 도달하자 항공구조사는 호이스트(와이어를 내려보내 인명이나 물품을 끌어 올리는 구조장비)에 매달린 채 하강했다.

항공구조사는 능숙한 손길로 응급 환자가 누운 들것과 와이어를 연결하고는 호이스트에 몸을 의지한 채 응급 환자와 함께 헬기로 올라갔다.

해상에서도 구조 작업이 진행됐다. 바다로 추락한 승객 역할을 맡은 수상구조사들이 연안구조정에 의해 하나둘 구조되는 사이, 여객선 내부에서도 승객 역할을 맡은 선린대 학생들의 대피 작업이 이어졌다.

여객선에 탑승할 때만 해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내부를 살펴보던 학생들의 표정이 안내방송과 함께 진지해졌다. 학생들은 승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구명뗏목으로 이동했다.

마지막 학생까지 뗏목으로 이동하며 무사히 대피를 마치자 배 위에서 대피를 돕던 승무원들의 굳었던 표정이 풀렸다.

구조 작업이 끝난 후에는 경비함정이 여객선에 접근해 소화포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며 훈련을 마무리했다.

조보현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은 "이번 훈련은 선박 대피부터 화재 진압, 인명 구조에 이르기까지 실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통해 현장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 유관기관 간 협조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훈련에서 확인된 미흡한 사항을 보완해 체계적인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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