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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김정은 만나고 싶어서"…'北포로 갈등'에 우크라 매체가 내놓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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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SNS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SNS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이송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외교적 긴장이 불거진 가운데,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의 배경에 한국의 대북정책과 국내 정치 상황, 러시아·북한·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고민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이송했다고 밝히면서 한국과의 갈등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해당 병사들은 러시아 측에서 전투에 참여하다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붙잡힌 인물들이다.

한국 정부는 포로 이송 사실 자체보다 이를 공개한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기밀 유지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처음에는 양국 간에 그런 협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양국 관계의 복잡성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한국이 취해 온 대러시아 정책에서도 드러난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국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서방 주도의 대러 제재에 동참했으며, 전략물자 수출을 제한하고 러시아의 국제 금융 거래를 제약하는 조치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러시아 정책이 전면적인 단절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러시아 내 디젤 부족 현상이 발생한 상황에서 한국이 해상 운송을 통해 러시아에 디젤을 수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국립대의 한국 연구자인 레오니드 페트로프는 "한국이 제재에 참여하면서도 우회 거래를 허용하고, 우크라이나에 공개적으로 무기를 제공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지 않는 것은 전쟁이 끝난 뒤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여지를 남기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가정보국 북한 담당 부조정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한국이 이 같은 외교적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봤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과 비살상 군사 지원을 제공해 왔다. 독일의 킬 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이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금액은 약 6억2천700만달러(8천446억원)다. 다만 지원 규모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교 갈등이 한국의 대북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포로 이송 발표가 한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국 정부의 민감한 반응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출신 북한연구학자 표토르 테르티츠키 고려대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여는 데에도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이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 참여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한국 정부가 포로 이송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에는 북한군 포로의 안전 문제도 있다. 포로의 신병과 이송 과정이 공개되면 북한이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포로들이 이후 어떤 상황에 놓일지도 관심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페트로프는 "한국에는 북한 스파이가 많고, 그중 상당수가 탈북자로 위장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교환은 조용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한국 국내 정치 상황도 이번 갈등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매체는 지난 12일 발표된 여론조사를 인용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해 35.2%를 기록했다. 페트로프는 "이러한 국내 정치적 상황이 우크라이나의 발표를 한국에서 의도적으로 과장된 스캔들로 받아들이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도 외교적 판단을 복잡하게 하는 요소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인접한 상황에서 세 나라의 협력 강화는 한국의 안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페트로프는 "이재명 대통령은 주로 어느 나라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지나치게 무게를 둘 경우 역내 안보 환경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을 달래려는 접근은 효과가 없다"며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협력국과의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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