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건설사업이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확정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2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영호남의 30년 숙원사업인 달빛철도는 당초 내년 착공을 목표로 조기 추진됐지만, 예타 면제 절차가 지연되면서 착공 시점도 최소 3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추진의 돌파구가 될 영호남 공동 대응마저 주춤하면서 사업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법에 '예타 면제' 명시…사업은 답보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달빛철도 건설사업은 2024년 9월 국토교통부가 기획예산처에 예타 면제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최종 확정되지 않고 있다. 예타 면제는 기획예산처 재정투자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무회의 의결로 최종 결정된다.
2024년 1월 국회를 통과한 달빛철도 특별법에는 신속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예타 면제 특례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정부가 예타 면제 확정 절차를 2년 넘게 마무리하지 않으면서 법 제정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의원 261명이 공동 발의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중앙부처의 후속 절차에 가로막혀 사업 추진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총사업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달빛철도 건설사업의 총사업비는 4조5천158억원으로, 전액 국비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는 2019년 국토부가 산정한 금액으로, 이후 물가 상승과 공사비 인상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업비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총사업비가 최소 6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호남 연대 관건…올 들어 주춤
사업이 답보 상태에 놓인 가운데 영호남 지방정부와 정치권의 공동 대응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대구시와 당시 광주시는 국회에서 달빛철도 예타 면제 확정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김정기 당시 대구시장 권한대행과 강기정 당시 광주시장을 비롯해 공동 성명에 참여한 영호남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조속한 사업 추진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같은 해 9월에도 영호남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달빛철도의 정책적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정부가 지체 없이 예타 면제를 확정해야 한다"며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대구상공회의소와 광주상공회의소도 공동 성명을 통해 예타 면제 확정을 요구했다. 양 상의는 사업 지연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염원하는 대구·광주 지역민과 경제계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영호남 공동 대응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6·3 지방선거와 전남·광주 행정통합 논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민선 9기 출범 이후에도 영호남 협력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남권 반도체 투자 문제와 맞물려 광주 군공항 전력을 경북 예천 등 공군기지로 분산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논란과 반발이 커진 점도 영호남 협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약 없는 지연…국정과제도 공염불
이재명 정부가 달빛철도 조속 추진을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사업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실질적인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달빛철도는 대구와 광주를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동서 횡단 철도망 구축사업이다. 대구의 옛 이름인 '달구벌'과 광주의 별칭인 '빛고을'에서 앞 글자를 따 사업명을 정했다.
전체 길이 198.8㎞의 단선 전철로 건설되며, 서대구역에서 출발해 경북 고령, 경남 합천·거창·함양, 전북 장수·남원·순창, 전남 담양을 거쳐 광주 송정역까지 연결된다. 6개 광역지자체와 10개 기초지자체를 잇는 남부권 핵심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달빛철도 건설 논의는 1990년대 지역사회의 건의에서 출발해 1999년 국가 기간교통망 계획에 반영됐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영호남 상생협력 공약으로 채택됐고,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포함됐다.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중앙부처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대구시와 광주시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진통을 겪은 끝에 2024년 예타 면제 특례를 담은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달빛철도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남부권 거대경제권 형성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와 광주를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지역 간 교류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영호남 경제의 동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역 경제계에서도 단절된 영호남 지역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산업·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등 장기적인 파급효과를 사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달빛철도 건설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7조3천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조3천억원, 고용유발효과는 3만8천여명으로 각각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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