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월성원전 2호기가 오는 11월 1일 운영허가 기간(설계수명)이 만료돼 운전을 멈춘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월성원전 2호기는 1996년 11월 운영허가를 받아 운전을 시작한 이후 설계수명인 30년 동안 약 1억5천㎿h의 전력(누적발전량)을 생산해 전국에 공급해 왔다. 월성 3호기는 내년 1월, 4호기도 2029년 2월에 각각 설계수명이 끝난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 개시 후 30년 동안 가동하고 2015년 계속운전 승인을 받아 2022년까지 운영할 예정으로 재가동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8년 6월 조기폐쇄가 결정돼 이듬해 12월 영구정지됐다.
◆계속운전 절차와 추진 현황은
우리나라에서는 설계수명(30~40년)이 만료되는 원전이 관련법령에서 요구하고 있는 안전기준을 충족하면 인허가 심사를 거쳐 설계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계속운전을 할 수 있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사업자(한국수력원자력)가 안정성 평가서를 제출하고, 운영변경허가 신청을 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안전성 평가서와 운영변경허가에 대한 심사를,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인허가 기술심사를 거쳐 최종 인허가 승인 여부가 결정해 설비 개선 및 안전검사 후 재가동한다.
통상 계속운전 심사 기간이 평균 3.5년 정도 걸리고, 이를 거쳐 재가동하기까지 전력공급을 할 수 없다.
국내 원전 중 설계수명을 다한 후 계속운전이 승인된 사례는 2008년 고리 1호기, 2015년 월성 1호기, 지난해 고리 2호기 등 세 차례다.
현재 국내 운영 중인 26기 원전 중 9기가 계속운전 대상이다. 고리 3·4호기, 한빛 1·2호기는 이미 설계수명이 만료됐고, 운영변경허가 신청이 끝나고 계속운전 심사 중이다.
월성 2~4호기는 계속운전을 위해 2024년 4월 안전성평가서를 제출했고,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을 지난해 5월 마쳤지만 현재까지 운영변경허가 신청을 하지 못했다.
◆계속운전 절차가 늦어지는 이유는
캐나다형 중수로인 월성원전 2~4호기 계속운전 절차가 늦어지는 것은 핵심설비인 연료관 집합체(압력관 등) 설비 변경에 따른 경제성 문제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2021년 제정된 경제성 평가 지침의 기준이 전기판매단가가 아닌 전력거래소로부터 받는 정산단가로 정해져 있고, 중수로는 경수로보다 발전단가가 10% 정도 높아 월성 2~4호기는 경제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현재 경제성 평가가 진행 중이라 운영변경허가 신청이 늦어지고 있고, 조만간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성 2~4호기는 계속운전 승인을 받더라도 연료관 집합체(압력관 등) 원천기술을 보유한 캐나다 업체에서 자재 조달과 시공에 수년이 걸려 정작 운전기간은 6~7년에 불과하고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경제성과 연결된다.
정동욱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현행 원자력안전법에 우리나라는 계속운전 허가기간을 설계수명 만료시점으로부터 10년이고 이마저 과거의 '설계수명 만료일'부터 소급해 계산해 실제 재가동 기간이 줄어든다"면서 "미국처럼 계속운전 승인 후 '새 면허 발효일'부터 하거나, 계속운전 허가 기간을 20년으로 확대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성 확보와 세수·지원금 '두 마리 토끼' 잡을까
경주지역에서는 월성 2호기의 설계수명 만료로 운전이 멈추게 됨에 따라 계속운전 여부와 시기가 관심이다.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을 계속운전할 경우 지자체의 세수 증대와 원전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금을 통한 각종 지원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원전 소재지역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는 월 발전량 1KWh당 1원으로, 경주시에는 0.65원이 경북도에는 0.35원이 배분된다. 법정지원금은 전전연도 발전량(KWh)당 0.5원이 지원된다.
경주시에 따르면 월성 2호기 가동 정지 시 1년 기준 지역자원시설세 39억원, 법정지원금 19.5억원 등 모두 58.5억원이 감소한다. 여기에 월성 3호기까지 가동이 정지되면 연간 119.4억원, 월성 2~4호기 모두 정지되면 연간 177.6억원이 지원금 및 세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동경주가 지역구인 주동열 경주시의원은 "월성 1호기 영구정지 때 지역경제 침체를 경험한 많은 주민들은 원전의 안정성 확보를 조건으로 2호기의 계속운전을 바라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원전 주변 주민들과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은 "월성 2호기 배관 지지대 설계도면 불일치, 중수 누설, 부지 내 삼중수소 다량 검출, 사용후핵연료저장조 균열 등 안전문제도 잇따라 확인된 만큼 월성 2~4호기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설계수명에 맞춰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월성 원자력이 안전성 확보와 세수·지원금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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