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장하석 케임브리지대학교 석좌교수가 첫 과학 산문집을 출간했다.
그의 책은 출간될 때마다 주목 받은 바 있다. 2004년 펴낸 첫 책 '온도계의 철학(Inventing Temperature)'으로, 지난 6년간 영어로 쓰인 저서 중 과학철학에 현저하게 기여한 책에 수여하는 러커토시상을 받았다. 2012년 펴낸 두 번째 책 '물은 H2O인가(Is Water H2O)?'는 국적을 불문하고 과학철학에서 뛰어난 성취를 보인 저서에 수여하는 페르난두 질 과학철학 국제상을 수상했다.
이번 책의 토대가 된 글들은 그가 2021년부터 5년간 한 일간지에 매달 한 편씩 정기적으로 발표했던 칼럼들이다. 글을 연재하던 기간은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달 등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이슈들이 다양하게 발생했던 시기였다.
그 여파로 세상이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지금, 작가는 우리가 유연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으로 '과학하는 마음'을 내세운다. 우리 삶에서 과학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대에서, 과학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태도라는 것.
"과학하는 마음은 항상 끝없이 배우려는 태도이며, 그것은 내가 다 안다는 오만이 아니라 아직 모르는 것이 무한히 있음을 받아들이는 겸허함입니다. 지식을 추구하는 태도는 집요하고 치밀해야 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을 없애기 위해 지치지 말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열려 있어야 합니다. 호기심을 유지하고 남의 의견과 경험을 존중합니다. 그러한 과학하는 마음은 과학에만 국한되지도 않습니다. 어떤 것이라도 배울 때는 과학하는 마음을 가져볼 수 있고, 인생 자체를 과학적으로 살아봄 직합니다. 그러다보면 우리들의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1장에서는 그 과학적인 마음이 무엇인지 다각도로 살펴본다. 모호하고 불확실성이 가득한 오늘날, 과학은 고정된 지식이 아니라 질문을 멈추지 않고 더 진실한 방향을 향해 유연하게 나아가는 태도임을 얘기한다.
2장에서는 과학하는 마음이 구체적인 삶 속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여러 역사적 인물과 사례로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과학 이론들이, 처음 호기심을 품은 이후 끈질기게 질문을 던져온 이들의 헌신으로 빚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장에서는 남성 중심의 시대적 한계를 딛고 한 줄기의 진리를 좇은 여성 과학자들의 이름을 언급한다.
3장은 AI, 기후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데 과학적 태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시대에 필요한 과학적 태도는 무엇인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해법도 함께 모색한다.
저자는 인생의 의미가 직접 경험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관찰하고 질문하며 경험하는 '과학하는 마음', 그리고 그것을 통한 '능동적인 앎'은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가장 검증된 경로다. 과학기술의 편의를 누리는 것에만 젖어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자기 존재에 대한 성찰과 정신을 포기하는 순간, 인간은 그야말로 기술의 노예가 될 지도 모른다.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미래를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 과학하는 마음이 필요한 이유다. 288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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