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으로 밤마다 잠을 설친 지 반년이 넘었다는 50대 환자가 찾아왔다.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는 힘줄에 염증이 있고 석회도 조금 보인다는 설명을 들었다. 몇 달간 주사와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했다. 어느새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다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해보니 회전근개 힘줄이 상당 부분 찢어져 있었다. 힘줄에 염증이 있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 비슷한 설명을 들었다는 분들이 많다. '힘줄에 염증이 있고 석회도 있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파열, 심지어 목에서 비롯된 통증까지 같은 설명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다. 어느 집에나 똑같이 걸린 액자 같다고 하면 지나친 농담일까. 액자는 무난해 보이지만 그 뒤의 벽이 갈라져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석회성 건염과 회전근개 파열은 발생 원인부터 다르다. 석회성 건염은 힘줄 안에 칼슘 성분이 쌓이는 질환이다. 몸이 석회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석회가 있다고 반드시 통증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움직이고 안정시키는 힘줄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낡은 밧줄이 한 올씩 풀리다 끊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찢어진 힘줄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서 파열이 커지거나 힘줄이 짧아져 봉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하나는 때가 되면 떠날 수도 있는 손님이지만, 다른 하나는 방치하면 더 번질 수 있는 올 나간 스타킹인 셈이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움직임이 가장 자유로운 관절 중 하나다. 둥근 팔뼈 머리가 얕은 접시 같은 어깨뼈에 얹혀 있고, 네 개의 회전근개 힘줄이 이를 감싸며 중심을 잡는다. 이 힘줄이 손상되면 팔을 들거나 돌릴 때 통증과 근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어깨가 아프다면 무엇 때문에 아픈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오십견은 관절을 둘러싼 조직이 굳어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 올려줘도 움직임이 제한된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다른 사람이 들어주면 올라가지만 스스로 들 때 힘이 빠지거나 아플 수 있다. 목에서 비롯된 통증도 있다. 팔 저림이 심하거나 목을 움직일 때 통증이 달라진다면 경추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치료 역시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석회성 건염은 약물과 주사, 물리치료부터 시작해 필요하면 체외충격파나 석회 제거 시술을 고려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 정도와 환자의 나이, 활동량 등을 종합해 재활치료부터 관절경 봉합술까지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특히 회전근개 파열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파열이 진행되면 근육이 위축되고 지방변성이 생겨 봉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인공관절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환자는 다행히 봉합이 가능한 상태였고 현재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밤마다 통증으로 잠을 깨거나 팔을 들어 올릴 때 힘이 빠지는 경우, 몇 주간 치료해도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모든 어깨 통증을 '염증과 석회'라는 한 줄로 설명할 수는 없다.
사람을 치료하는 일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가 아니다. 같은 병명이라도 환자마다 상태와 치료 방법은 달라야 한다. 어깨가 아프다면 한 번쯤 더 물어보자. 내 팔은 왜 올라가지 않는지, 힘줄은 괜찮은지, 지금 치료를 얼마나 더 이어가도 되는지를.
대구 올곧은병원 우동화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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