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식료품비, 공과금, 치매 노인 간병까지 도맡아온 30대 여성이 분가를 선언했다. 시조부모 집에 얹혀산 지 수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게 없는데, 전과 기록이 있는 시어머니까지 합류하면서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AITA(내가 나쁜 사람인가요)' 게시판에는 최근 "시조부모가 없으면 살기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분가하고 싶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작성자 A씨(33)는 남모(35)씨과 두 자녀와 함께 남씨의 조부모(86세, 76세) 집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이 집에 들어오게 된 것은 불가피한 사정 때문이었다. 집주인이자 남씨의 절친한 친구가 이혼 후 갑자기 30일 안에 나가달라고 통보했고, 달리 갈 곳이 없어 시조부모 집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입주 직후 조부모의 재정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누이가 신용카드로 5,000달러(약 700만 원) 넘게 생활비를 대다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때부터 A씨가 이 집의 살림을 떠안았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환금, 전화요금, 식료품비, 쓰레기 수거비를 모두 A씨가 냈다. 요리와 집안일도 A씨 몫이었다. 시할머니는 치매와 혈당 조절이 안 되는 당뇨를 앓고 있었고,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기를 거부해 외부 간병인을 쓰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우리가 떠나면 할머니가 끼니를 챙기지 못할까 봐 두렵다"고 밝혔다.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은 8월 1일 시어머니가 합류하면서부터였다. 시어머니는 절도 관련 사건으로 구치소에 갔다 나온 뒤 퇴거 통보를 받아 이 집으로 들어왔다고 A씨는 설명했다. 운전면허가 없는 시어머니가 타는 차량의 보험료와 세금은 시할아버지가 내고 있었는데, 그 차마저 고장 나자 시어머니는 수리비를 조부모에게 요구했다고 했다. 시어머니는 모기지, 식비, 공과금 어느 것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가 분가를 결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저녁 식사 자리였다. 자신의 돈으로 온 가족 식사를 준비했는데, 시할아버지가 자신의 몫을 시어머니에게 건네버렸다고 했다. A씨는 "음식을 누구에게 줄지는 할아버지 마음이라는 걸 안다. 그래도 화가 났고 상처를 받았다"고 적었다. 모기지를 내고 밥을 짓는 사람이 정작 아무것도 보태지 않는 사람보다 홀대받는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남씨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마약 문제와 가정폭력으로 열두세 살 무렵 조부모 집으로 들어와 안정을 찾았다고 A씨는 설명했다. 그 고마움 때문에 남씨가 조부모를 외면하지 못한다는 점은 A씨도 잘 안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가정이 망한다"며 한 의사를 남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레딧 이용자들은 대부분 A씨의 입장에 공감했다. "남씨가 조부모에게 진 빚은 남씨의 것이지, 당신의 것이 아니다"라는 댓글이 높은 공감을 받았다. 일부는 "시어머니가 집에 들어온 순간이 실질적인 분가 결정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씨는 글에서 시할머니의 상태를 가장 걱정한다고 했다. "우리가 나가면 할머니가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할 것 같다"면서도, 지금처럼 무한정 버티는 것도 한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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