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현안계기 지역 야권활기

신정부출범이후 바닥을 헤매던 대구지역의 야권이 최근 고속철 도심통과문제등 지역현안을 계기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그동안 대선 패배의 여파에서벗어나지 못하고 {쥐죽은 듯이}지내던 비민자계열의 현역의원들도 고속철 도심 지상통과의 부당성을 이유로 서서히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야권의 이같은 활발한 움직임은 민자당의원들이 청와대의 지상화 확정발표이후부터 숨을 죽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때 {여권의아성}인 대구에 야당의씨를 뿌리는 측면에서도 향후 야성회복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으로도 점쳐지고있다.

0...대선이후 소속의원들의 잇따른 탈당과 교섭단체의 붕괴, 그리고 정주영전대표의 은퇴로 사실상 와해되다시피한 국민당소속 의원들과 지구당위원장들은 고속철문제를 계기로 지난 21일 1차 집단행동을 보임으로써 {살아있음}을과시.

김동길대표와 류수호의원, 그리고 대구.경북지역 지구당위원장등 1천여명이참석한 이날 행사는 지역 최초의 궐기대회 성격으로 열려 {시의적절했다}는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이어 무소속의원들 마저도 국민당의원들과 함께 단순한 거부차원을 넘어선 합당한 {대안}제시를 준비.

청와대의 이 사업강행 발표에 [대구시민들의 의사를 아예 무시한 처사]라며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는 지역출신 야권의원들은 [정말 예산상의 문제라면 도심통과라도 피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들은 추석연휴가 끝난뒤 시민대토론회나 각계의 전문가를 초빙한 공청회를 마련, 시민들의 지상화반대에 대한 결집된 의견을 중앙에 전달할 계획.여차할 경우 대구역광장에서 {졸속행정규탄 및 지상화결정 시민대규탄대회}를 개최한다는 방안도 마련.

윤영탁행정위원장(무소속)은 [당장 하는 사업도 아니고 얼마나 설계변경이될지 사업비도 얼마가 들지도 모르는 대역사를 왜 정부에서 그렇게 {무식한}대응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대구시민들도 감정적인 반발보다 대안제시를 해야한다]고 강조.

또 거의 공식적인 행동을 자제해 오던 김복동의원도 고속철도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공단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가지는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고 대안제시차원에서 전문가측과의 활발한 접촉을 통한 대안제시에 주력할 방침.21일의 국민당궐기대회를 지휘한 류수호의원은 무소속의 서훈의원과 공동대응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고 구체적행동에 대해 협의중. 류의원은 [대구정서,TK푸대접이라고들 떠들기만 했지만 고속철도 문제만큼은 그런 감정적인 차원이 아니다]며 [여당의원들은 위의 눈치를 보더라도 우리는 할일을 해야한다]고 강조.

무소속의 서훈의원은 [궐기대회든 공청회든 이제는 야당쪽에서 나서야할때]라며 [다른것은 몰라도 이번만은 절대 정부안을 수용할수 없다는 것을 보여야한다]고 역설.

서의원은 이어 [예산절감이 진정한 이유라면 도심통과가 아닌 우회노선이라도 채택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

한편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중인 박철언의원도 측근들을 통해 [통과지역인데다 도심을 관통하는 대구구간이 지상으로 돼서는 안된다] [지하화가 안된다면외곽지로의 우회노선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

0...민주당대구시지부(백승홍지부장)는 지난5월 삼성자동차의 대구유치를 위한 10만명 서명운동을 추진한데 이어 9월초에는 대구지하철에 대한 국고보조를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5만명 서명운동을 추진,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하는등 취약한 지지기반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이번고속철도 문제는 동을선거이후 위기상황에 봉착했던 대구지역 민주당의 입지를 반전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고속철지상화반대를 위한 범시민연합}을 구성해서 적극 대처할것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고 그러나 청와대의 지상화건설발표 이후 여권측이소극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민주당은 10월초에 여권측을 제외한 경실련과YMCA등 종교단체, 그리고 노동단체와 대학생, 국민당과 연대해서 {범야대책기구}를 구성해서 고속철도 지상화건설의 문제점을 적극 홍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8일께에는 이번 지상건설 반대가 단순히 대구시민의 신정부정책결정에 대한감정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경제논리나 도시의 발전측면에서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해 나가기위해 도시공학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는 시민토론회도 개최한다.

백승홍지부장은 [이러한 범시민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상화건설이 번복되지 않을 경우 10월말에 10만명 규모의 대규모 시민궐기대회를 개최해 대구시민들의 고속철도 지상건설에 대한 반대의지를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중앙당차원의 지상화결정 배경에 대해 국정감사를 통해 추궁한다는 방침과이기택대표등 당지도부도 예산절감차원보다는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 공사기간을 연장해서라도 도심통과구간을 지하로 해야 한다는 입장표명등도 현지민주당의 입지를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백지부장은 [삼성자동차, 지하철, 고속철도의 문제점 제기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데 대해 시민들이 상당히 격려를 보내고 있다]고 현지분위기를설명하고 [대구시의 현안문제와 시민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전위대적인 역할을 수행하는것만이 유권자들 가운데 뿌리내리는 길임을 재인식하게 됐다]고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교정된다해서 민주당에 대한근본적인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민주당이 지역당이란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벗어버리기 전에는 이러한 분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쳐버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당이란 이미지를 벗기는 작업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현안에 대해 중앙당차원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배려가 뒷받침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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