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자 민주계 책임 떠넘기기

날치기시도라는 오점을 남긴 민자당이 반성은커녕 오히려 모든 책임을 이만섭국회의장에게 돌리는 추태를 보이고 있어 정가의 빈축을 사고 있다.민자당내에서는 민주계의원들이 더욱 가관으로 황명수사무총장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얘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날치기 다음날 이의장을 "조직인으로서 비겁한 행동을 했다"며 극한용어를 써가며 맹비난했고 그 감정을 8일에도 그대로 노골적으로 드러냈다.황총장은 전날의 국회본회의에서 민주당의 김병오정책위의장이 대통령을 격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직무유기}{미국서 수입된 의장}운운하며 정치인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말들을 서슴없이꺼냈다.

현재 이의장에 대한 정가의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을 띠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김영삼대통령의 주변친위세력들이 이의장을 집중공격하고 있는 점이다. 누가 국회의장을 시켜주었는데 자신이 그럴수 있느냐는 식으로 육두문자까지 동원하고 있어 소위 개혁주도세력들의 정치관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느냐며 한심해 하고 있는 상태이다.

정가의 대체적인 반응도 이들의 생각을 우려하고 있다. 황총장을 비롯, 이들민주계인사들이 민자당의 당직자이전에 국회를 떠받치고 있는 국회의원의 신분인데 어떻게 국회의 수장이며 자신들의 얼굴인 이의장을 입에 담기 어려운말을 함부로 대하느냐는 얘기가 정가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정가에서 이들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대목은 바로 국회관및 정치관이다. 소위 민주화투쟁으로 일관해온 이들이 어찌된 영문인지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과 신념이 전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의장에게 {조직의 배신자}운운하는 부분은 이들이 아직도 야당시절의 의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국회의장을 이런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있을수도 없다는지적이다. 국가통치그룹으로서의 기본자세와는 영 딴판이다.이의장이 날치기첫날 왜 황낙주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겨주었느냐를 놓고 일부에서 설왕설래가 있으나 대다수는 대통령의 날치기지시를 헌정사상 처음으로 거부했다는 점에서 이의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날치기 이후에도 이의장의 사회권이양저항은 여야간의 극적인 타결을 도출해 냈다. 김윤환의원과 박정수의원등 당내 중진들도 문민시대에 국회의장이다시 날치기를 감행했을 경우 이제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국회상이 어떻게되었겠느냐며 아찔해 했을 정도로 헌정사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한편 민자당의 계속된 험담에도 불구 이의장은 계속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이전투구판에 끼어들기 싫다는 표정이다. 황부의장에게로 사회권이양부분과관련, 이의장이 주변사람들에게 민자당의 날치기가 성공했을 경우 바로 의장직을 물러날 생각을 밝힌바가 있을 정도로 비장했기 때문에 민자당에서 주장하는 혼자살기위한 책략이라는 얘기는 얼토당토 않다는게 정가의 지배적인 생각이다.

새정부의 개혁세력들이 하루빨리 이같은 옹졸한 사고를 버리지 못할경우 새롭게 외치고 나오고 있는 국제화나 개방화도 요원하다는게 정가의 주류적인시각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