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화시대 의식부터 바꿔야

매일신문사와 대구문화방송이 공동주최하고 대구사회연구소가 주관한 시민대토론회 첫째날 기조토론회가 23일 오후3시 대구은행본점 지하 대강당에서 '전환기 대구, 경북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해녕대구시장과우명규경북지사등 각급기관단체장과 시민단체, 일반시민등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류창우 영남대총장의 발제및 사회와 김종길 경북대교수, 남시욱 동아일보상무,백낙청 서울대교수,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윤덕홍대구대교수등이 토론자로나섰다. 류창우 총장은 발제에서 현재 한국사회가 맞고있는 역사적 전환기의 성격을 '국제화, 개혁, 지방화시대의 개막'으로 규정하고 전환기를 맞아 우리지역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이 긴요하다고 했다.**다음은 토론회 요지**

*사회자:먼저 전환기를 어떻게 보며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측면에서의 전환기의 내용과 대구.경북에의 전환기의 내용을 논의해보도록 하지요.*남시욱상무:전환기를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지난 30년간의 권위주의 정치가끝나고 문민, 민주정치가 시작된 점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내년에 단체장선거가 치러져 지방자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요. 핵문제를 둘러 싸고 남북관계가 술렁이고 개방물결은 19세기말에 버금갈 정도입니다.대구.경북의 입장에서 보면 민주화, 개방화, 국제화를 한꺼번에 맞이했습니다과거처럼 중앙정부에 맡겨서는 안되며 국가와 시도민의 노력이 시험받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사공일이사장:경제적으로 보면 전환기는 내외부 두가지 측면에서 관측할 수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보면 지난 30년간 우리의 경제발전 노력이 성공해 선진국 문턱에 다다라 있습니다. 선진국이 되려면 도전을 이겨내야겠지요.전환기란 지난 30년간의 성공이 가져다준 이후의 도전이라 규정하고 싶습니다.

외부환경을 보면 국제경제질서가 급변해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적응을 하라는 거지요. 지구촌시대란 뒤집으면 지역화 시대입니다. 자본,기술이 지역에 들어올수있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겠지요.*백낙청교수:전환기를 기회와 시련으로 볼수있지만 문화적 측면에서는 시련이라 봅니다. 지금껏 문화적 성취는 경제논리를 앞세운 정치세력때문에 혹독한 시련속에서 만들어진 업적이라는 것입니다.

또 세계의 바람직하고 풍요한 문화가 넘나드는 것이 아니라 비뚤어진 문화가넘실거리며 민족문화와 지역문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를 지키려면'주의'가 필요합니다.

*김종길교수:전환기를 신국가시대로 정의해 봅니다. 냉전체제가 부서지고국가, 민족, 지역간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이 구한말 국가주의가 횡행하던시대와 유사한데 정치개혁과 사회개혁이 가미되어 있어 신국가시대라 할수있다는 거지요.

*윤덕홍교수:배고플 때에는 잘살수 있다는 신념에 모든 것을 참을 수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돈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환경오염으로 물전쟁을 겪고 있고요.

이제는 삶의 질을 강조해야된다고 봅니다.전환기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시대라 정의합니다.

*사회자:군사정권이 대구.경북에 미친 영향과 TK정서에 대해 생각해 보지요.*남시욱상무못한 탓이라 봅니다. 지역생산이 낮은 것은 섬유산업이 어려운고비를 맞고 있기 때문이고요. TK라는 단어는 저도 포함되기 때문에 곤혹스럽습니다.

과거 군사정권은 인사에 공정성을 잃었다는 것이 TK논의의 본질입니다. 겸허하게 반성해야되겠지요.

*김종길교수오를 범했습니다. 3선개헌에 대해 대구, 경북은 78.2%나 지지했는데 경제발전을 원했기 때문이라 봅니다.

*백낙청교수각합니다. 지역발전 소외 얘기가 나오면 그동안 잘먹고 잘살았으면서라 냉소합니다.

대구, 경북의 낙후는 외지인에게 놀라운 사실입니다. 섬유산업이 당시에는특혜였으나 지금은 멍에로 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혜택도 주민이 아니라 출향인사소수에게 집중된 것도 문제였고요.

지역정서는 어디에나 있겠지만 퇴행적이어서는 안됩니다. 대구정서도 지역정서의 한형태라 봅니다. 지역정서를 건강한 향토애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겠습니다.

*사공일이사장:과거에는 정태적인 사회였으므로 독특한 지역정서가 나타나는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에 지역을 따지는 것은 우습습니다.부산지역 인사의 등용에 대해서도 인지상정이므로 긍정적으로 봐줄 필요가있습니다. 대구, 경북이 지역정서를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표본지역이 될수도 있지않겠습니까.

*윤상홍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사회자

*남시욱상무:낙후되어 있다면 빨리 따라잡는 노력을 해야겠지요. 광화문에가면 '한국방문의 해'란 포스터가 붙어 있는데 대구, 경북에도 그런지 의심스럽습니다.

*사공일이사장:80년대이후 경제발전단계가 노동집약에서 기술집약형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일반공장은 바깥으로 내보내도 고부화가치및 정보산업은 도심에 육성해야 합니다.

*사회자:지역민은 보수적일까요.

*남시욱상무: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완고한 지역이었고 6.25때점령되지 않았고 30년간 권위주의 통치때 안주했으니까요. 그러나 보수도 수구적이거나 시대착오적이 아니라면 괜찮습니다. 줏대있는 세력으로 통일에 기여할 수도 있지않겠습니까.

*윤덕홍교수:대구, 경북은 현실유지, 체제유지 차원에서 보면 보수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자유당때 대단한 야당도시였고요. 지난 30년간 변질된 측면도있겠지만 한번 떨치고 일어나면 가장 앞서는 개혁세력이 될 역량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사회자:대학교육에 대해 논의해 봅시다.

*김종길교수:지방정부와 지역대학에도 많은 연구인력이 있으나 활용되지않아문제입니다.

대학교육이 변해야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교육관계법등이 지역특성에 맞는 대학 육성을 불가능 하도록 만들어 뒀습니다.

그러나 지역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려 학과통폐합, 강의통폐합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시작이겠지요.

*사공일이사장:대구가 발전하는 방법은 배후에 있는 경북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안동, 경주등 관광지를 활용하면 새로운 대구발전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사람을 길러내는 곳이 되어야합니다.

*백낙청교수:교육을 포함한 사회문화의 역량은 이지역이 우수합니다. 이런규모의 토론회가 개최되는 것도 하나의 증거입니다. 그러나 역량에 비해 지방문화가 꽃피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대학이 제역할을 하고있는지도 알수없고요.

대구에 대한 깊은 인상은 문화인들이 독자적전통이 강해 외지문화인과 교류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과 지식인등이 특권층과 동일시한 문화경향이 강하다는것입니다.

막연한 국가주의와 허황된 세계주의에 젖는 경향이 강했지요.*사회자:전환기 대구, 경북이 직면하는 핵심문제는 무엇일까요.*남시욱상무:지방자치를 잘하자면 사람이 중요한데 내년선거에서 양질의 지방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시장, 도지사를어떤사람을 뽑느냐는 문제가 중요한데 중앙에 나아가려는 발판으로 나서는 사람은 배제돼야 합니다.

*백낙청교수:편협한 지역성과 비민주적인 국가주의를 버려야 합니다. 경제와문화잠재력을 살릴 기반이 있으므로 이를 세계차원과 조화시키려는 고민도필요합니다. 무조건적인 개혁반대는 고립만 부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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