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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타인의 시간(92) 도도의 새벽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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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그 다음은 국가와 적십자사,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는 일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우리처럼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가족들을 찾아내 집단으로 국회와 관계 당국에 피해자 보상을 위한 기금마련, 피해자에 대한적절한 보호 대책 등 정부 차원서 해결해 줄 것을 청원할 수도 있다]큰오빠의 태도는 단호했다. 이미 모든 것을 각오하고 있는 듯한 큰오빠의 눈빛은 어떤 결의로 붉게 달구어져 있었다.

나는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아 언니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언니가 나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넘겨 주었다. 보기보다 강단지게 앉아 있었지만 언니의 가슴도 심하게 뛰고 있었다.

[오늘은 밤이 깊었으니 이만큼 해두자. 구체적인 문제는 내일 다시 의논하기로 하고]

마침내 큰오빠가 긴 터널 속을 빠져나오듯 말의 매듭을 지었다. 우멍한 눈빛들을 슴벅거리며 둘러앉은 시간이라야 겨우 한 시간 남짓했지만 내게는 십 년도 더 된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모든 사물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열린 방문 공간으로 유령처럼 빠져나가는 담배 연기를 보며 차라리 이것이 아침 햇살과 함께 스러지는 한낱 꿈속의 부유물이길 소원했다.[오늘은 내가 안방에서 자마]

우리가 멍멍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큰오빠가 덧붙였다. 큰오빠가안방으로 모습을 감춘 뒤에도 우리는 쉬이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작은오빠는 아버지의 전용 회전의자에 털버덕 주저앉아 연방 더운 입김을 뿜고 있었고, 언니는 마음이 진정되지 못하는지 팔짱을 낀 채 주방과 거실 사이를 바장이고 있었다. 이미 형부될 사람이나 바나나 따윈 다 잊은 듯 싶었다.나는 소파에 두 다리를 끌어당겨 곧추세운 무릎을 껴안고 앉아 있었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내가 취한 자세도 꼭 이러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몸집이 더 커졌고, 내 이름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뿐.벽시계는 이미 자정을 넘고 있었지만 나는 그 고향을 그리워하듯 길래 옹송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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