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홍구내각 새바람

"그동안 남에게 욕먹을 일을 하지않고 살아왔지만 내년부터 일하려면 욕먹을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내년에는 일을 단단히 챙기겠다"이홍구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27일 강봉균행정조정실장, 송태호비서실장등양실장을 비롯한 총리실 간부들과 취임후 첫 회의를 가지면서 다짐한 말이다.이총리는 이같은 다짐을 새해들어 더욱 의욕적으로 가시화하는 모습이다.이총리는 3일 정부합동시무식을 주재하면서 관례를 깨뜨려버렸다. 우선 재경3급이상간부들이 참석해온 범위를 1급이상으로 축소했다. "길도 멀고한데 3급이상의 참석범위는 비생산적"이라는 판단에 따른것이다. 통상 열중쉬어 자세로 서서 진행되던 행사방식도 의자에 앉아서 진행토록했다. 불필요한 형식내지는 권위주의때문에 공연히 피곤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인듯했다. 이때문에 총리실 직원들은 의자를 장만한다고 한바탕 {북새통}을 치러야만 했다.이총리의 훈시내용은 "국내외의 여건과 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본질적인 변화와 새로운 도약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됐다. 자신의{파격행동}에 대한 설명이기도 했다.시무식이 끝난후 이총리는 총리실간부회의를 가졌다. 신정연휴동안 총리실운영방향에 대해 골몰한듯 이총리는 "이틀동안 과거 국무회의에 관한 기록을 보니 평균 1시간 20분이 걸린 것으로 돼 있는데 앞으로 국무회의가 국정에 관한심도있는 논의를 할수있도록 의안심의후 30-40분간 국정 협의시간을 갖도록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2청사가 있는 과천에서 온 국무위원도 많은만큼지엽적인 것보다 심도있는 범정부적 국정현안을 논의해 보자는 것이다. 이와관련, 그는 취임하자마자 국무회의 의안이란 것은 이미 차관회의를 통해 대다수 걸러진 것인 만큼 국무회의의 주요토론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한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총리는 이날 강봉균행정조정실장이 "차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게된 만큼 국무회의에는 배석지않겠다"고 건의한 것을 흔쾌히 수용했다.

그는 또 "각 부처 장관들에게 국무회의가 앞으로 평균 2시간 정도 걸릴 것이란 점을 미리 알리라"고 지시함으로써 자신의 선언이 공수표가 되지않도록 일종의 강제수단을 강구했다. 총리실에선 이와관련, 다음 토론주제로 세계무역기구출범, 지방자치선거등 굵직한 국정현안들을 골라둔 상태.새해들어서부터 총리실에서 불고있는 이같은 변화의 바람이 {4기 내각}을 명실상부한 {세계화 내각}으로 명명할수 있도록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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