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을 겸하거나 시인에서 소설가로 변신하는 젊은 작가들의 장편소 설이 잇따라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76년 시인으로 등단한 이래 2권의 시집을 낸 바 있는 金在珍씨, 86년 '오 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시집 '강'을 내 각광을 받았던 具洸本씨, 86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해 시집 '낯선 길에 묻다'를 낸 석성제씨가 개성과 새로 운감수성, 독특한 시각이 돋보이는 소설들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과 '작가세계'신인상 중편소설 당선으로 시인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金在珍씨는 입양과 파양에 따르는 인간소외의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 '미란에선 머리에 꽃을 꽂는다'(웅진출판 펴냄)을내놓았다. 김씨는 두번째 낸 이 전작장편을 통해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삶의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아이들의 상처를 천착하면서 우리시대의 아픈 단면을 고발하고 있다. 인간을 향한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린 이 장편은 세상의모든 안락한 사랑이란 과연 그 안락함만큼의 자격이 있는가를 아프게 성찰하고 있기도 하다.
근년들어 시보다는 소설쪽으로 기울고 있는 具洸本씨의 이번 두번째 장편'처용을 어디서 다시 볼꼬'1.2권(세계사 펴냄)은 구원의 약속이 사라지고 세기말 징후로 들끓는 우리시대의 전체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신과 공동체적이상을 추리기법과 사유를 촉발시키는 독특한 구성으로 탐색한 작품이다. 광신자의 살인 행각을 배면에 깔고 있는 이 장편은 '후약신학'이라 명명한 신학적 입장으로 성서를 해석, 신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면서 폭넓고도 새로운초월적 지평을 조망하고 있다.
개성적인 시의 영역을 일구어가는 시인 석성제씨가 내놓은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민음사 펴냄)는 산문보다는 시에 가까운 문체로 시인 특유의상징 공간을 빚어보이고 있다. '향기 ' '술' '파이프'등 70여편의 글들은 다채로운 의미를 향한 개방성, 의미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여유로움, 그 자체라는 평가를 얻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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