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 입양아 2만여명

유럽 곳곳에서 만나는 이질적 풍모의 한국인 청년들중에는 갓난애때 입양해온 젊은이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프랑스의 경우 현재 한국출신 입양자들은8천여명. 인근 벨기에(4천명) 화란(3천명) 덴마크(6천명)를 합하면 2만여명을웃도는 숫자다. 입양천국 스웨덴등 북구까지 합하면 그 수는 엄청나지만 우리정부는 이들을 위해 아무런 혜택이나 도움을 주지못해 상당수 입양아들이거리를 헤매고 있다.브뤼셀 EC의 한국대표부 한 외교관은 거리에서 방황하는 한국출신 입양젊은이들을 목격하는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특히 이들중에는 약물중독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젊은이들도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왜 이곳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일까.

물론 일부 입양출신 젊은이들중에는 어려운 성장과정을 극복하고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태반은 좌절의 악순환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입양아들은 양부모들이 단지 애완동물 다루듯 재미삼아 기르다 18세만되면 결별하고 집밖으로 내보내는 도식적인 환경도 큰 원인이겠지만 아이들을 기르는 만큼 정부 보조금이 대폭 지원되는 이곳 사회보장제도도 일부 양부모들의 사욕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낭트의 한국인 입양아 양모 미셸여사(55)는 "자신의 자녀 교육방법이 뭔가잘못이 있기때문에 14세인 자식이 비뚤어진 성격을 갖게 됐고 학업을 태만히한다"고 최근 한국대사관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리옹에서 간호사 생활을 하는 입양출신 이사벨양(25)은 두살때 이곳에 와 어려운 바칼로레아(대입고사)를 합격하고 월 2만프랑(약 2백80만원)의 고수입을 올리는 독신녀다. 그녀는 아무런 생활불편이 없지만 간혹 한국영화를 보게되면 조국이 그리워진다고 말하고 단 몇개월이라도 한국입양아들을 위해서봉사할 기회가 없겠느냐고 반문한다.

입양후에도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아쉽다. 대사관을 비롯한 이곳 외교관들은 '세계화'를 부르짖는 마당에 방황하는 이들 입양 젊은이들을 위한정부차원의 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들로 하여금 현지언어와 문화를 국내에 생생하게 전달하는 '채널'가설 을 비롯, '교민청'신설등 입양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성장하도록 한국정부가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파리·박춘구특파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