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전국 댐과 저수지 바닥을 거북이등처럼 갈라놓고 있다. 농공업용수부족으로 벼농사 포기 속출과 공단의 조업중단이 예고되고 있다. 우물물이마르고 간이상수도 급수가 끊겨 먹을 물조차 없는 주민들의 고통은 날로 더해가고있다. 게다가 엘니뇨현상의 재발로 올6월까지 큰 비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기상전문기관의 장기전망도 나와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있다.가뭄실태와 극복의 현장, 그리고 항구대책 수립을 위한 시리즈를 엮는다.편집자주
유례없는 가뭄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인공적으로 비를 만드는 비상강우계획과 급수제한 전국확대가 검토되는등 당국이 가뭄극복을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6월이후 8개월간 계속된 가뭄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경북 의성에서는 최근들어 마을 단체목욕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는등 가뭄에 따른 고육책이 잇따르고 있다. 이지역 달제2리 샘골부락 주민들은 차를전세내 면소재지 목욕탕까지 공동 목욕을 다녀오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수세식 화장실의 물을 아끼기 위해 자취를 감췄던 요강을구입하는가 하면 추운 날씨에도 불구, 수돗물대신 인근 웅덩이에서 빨래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하루 14~16시간 제한급수를 실시중인 포항에서는 쓰레기종량제이후 줄기 시작했던 일반 쓰레기들이 가뭄으로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기현상이 일고있다.심각한 물기근으로 빨래·설거지등이 힘들자 각가정과 식당등지에서 1회용아기기저귀, 종이컵등 1회용품을 마구잡이로 구입,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품귀현상마저 빚고있다.
2월현재 가뭄에 따른 제한급수로 식수난을 겪고있는 주민은 포항, 의성, 청송, 칠곡등 17개시군 5만여명에 이르고있다.
그러나 3월말까지 다량의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식수난지역은 17개시군 7만여명으로 늘게되며 5월말까지는 21개시군 13만여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낙동강 수계 최상류댐인 안동댐은 하루 10여만t을 방류, 사수위 한계를 한달가량 앞두고 있으며 임하댐역시 하루 9만5천t방류로 발전중단을 눈앞에 두고있다.특히 포항지역 용수공급을 맡고 있는 영천댐은 사수위를 불과 36㎝남겨놓고 있어 3월부터 댐바닥에 남은 물을 양수기로 끌어올려 물을 공급해야 할형편이다.
의성지역의 경우 1일 1개관정에서 1백80t이상 나오던 지하수가 20t이나 줄어드는 등 지하수 고갈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또 경산·포항등 일부지역에서는잇따른 관정개발로 기존관정의 지하수가 아예 말라버리는 사태까지 빚어지고있다.
극심한 가뭄의 원인이 된 지난해 강우량은 6백83㎜로 예년 평균(1만33㎜)에비해 3백50㎜나 모자라는 실정이다.
게다가 통상 1~4월은 갈수기로 예년 강우량이 1백80㎜에 불과한데다 건조한날씨가 계속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6월이후에야 가뭄해갈을 기대할 수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태평양 함대사령부는 기상위성을 이용한 예보를 통해 "태평양지역에 엘니뇨 현상이 재발, 한국은 지난해 여름과 같은 심각한 가뭄이 앞으로도 수개월간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대구 기상대 관계자도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강우량이 1년 전체 강우량의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계속된 가뭄때문에 다량의 비가 내리는 6월들어서야 가뭄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유승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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