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42)

미미는 검정운동모를 쓰고 있다. 칼라에 털 있는 가죽점퍼를 입고 있다. 황갈색이다. 몸에 꼭 끼는 청바지다."시우와 드라이브 하겠다고? 안돼. 시우는 바빠"

인희엄마가 말한다. 고무장갑을 벗으며 식당으로 나온다. -우리 시우는 안돼요. 누구 창피줄려구 데리고 가겠다는 거예요. 엄마가 말했다. 여량예식장의산골 처녀.총각 혼례식에도 나만은 데려가지 않았다. 시해 학교 운동회 때도나는 못갔다. 엄마는 한사코 나를 집안에 붙잡아 두었다. 할머니가 더러 나를 여량장에 데리고 나갔다. 나가서도 늘 내손을 놓지 않았다. 나는 차라리사람 꾀는데로 나가지 않는게 좋았다.

"오늘 쉬는 날이잖아요?"

"쉬는 날이라도 안돼"

"왜 안되죠? 쟨 뭐 노는날 놀 권리두 없나요?"

"넌 뭐야? 시우가 너한테 뭐가 되기에 가자 말자하는 거야?""불쌍해서 그래요"

"불쌍해서? 놀고 자빠졌네. 너가 시우 인생을 책임져주겠다. 이말인가?""그럼 아줌마가 책임져줘요?"

"그렇다. 당분간은"

헌규가 식당 안으로 들어온다. 영어글자가 쓰인 빨간색 등산복 차림이다. 그가 말싸움에 끼여든다.

"미미가 쟤를 보디가드로 데려 가려하나봐요. 내가 말렸죠. 보디가드는 나라구"

"넌 가만있어. 아줌마, 시우가 조금 모자란다구 너무 부려 먹지마세요. 걔한테두 인권이 있어요. 아줌만 시우를 짐승처럼 부려요. 그럼 못써요!"미미가 홱 돌아선다. 식당에서 나간다. 헌규가 따라 나간다."별 미친 소리 다 듣겠군. 귀엽다구 봐줬더니 꼭대기에서 놀려해"하던 인희엄마가 참을 수 없다는 듯 밖으로 달려나간다. 빨간 승용차에 시동이 걸린다. 인희 엄마가 떠나려는 차 옆에 선다.

"나이두 어린 것이, 너 까불지 마. 너 이모 오면 내 다 이를테야. 싸가지 없는 너같은 계집앤 혼이 나야해!"

빨간 차가 떠난다. 인희엄마가 식당으로 돌아온다. 인희엄마는 숨길을 갈아앉히지 못한다.

"이모 그분 말이 틀린 말 아냐. 머리가 얼마나 깡통인지 대학 시험도 숫제안봤다잖아. 저 놈팽이도 마찬가지구. 저렇게 싸질러 다니다 일내지. 벌써가랑이 벌렸을 거야. 폭싹 썩은 것들, 요즘에 저런 미친 것들이 왜 그렇게많아. 쇼 녹화에 몰려가서 아우성을 지르고 텔레비 농구경기할때 봐. 고함지르는 오빠부대 봤지? 황금같은 시간에 그럴 짬이 어딨니. 그래서야 어떻게대학에 들어가. 차라리 시우 너가 났다. 넌 까지진 않았으니깐"인희엄마가 입에 거품을 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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