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양투신·대구투금 경영권 어디로

동양투자신탁과 대구투자금융의 경영권은 지역 경제의 안정적 발전과 직결된문제다.대구투금은 연간 1조4천억원정도의 유휴자금을 유치,자금난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운전자금으로 지원하고있는데 경영성과와 내실이 뛰어난데다올해 종합금융으로의 전환도 확실시되는 단자업체다.

동양투신은 설립 5년만에 수탁고 3조원을 넘어서고 경영실적도 국내 5개 지방투신사중 최고인 금융기관이다.

그런데도 두 회사 모두 설립당시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독점 지배주주는 없도록' 만들어졌다. 지역 사회·경제의 공동 발전을 위해 지역 주민및 상공인들이 힘을 모아 만들었고 이같은 설립 취지를 지켜 나가기위해 주주분포도고르게 했기 때문이다.

이들중 상장업체인 대구투금은 화성산업·무림제지·갑을이 각 10%,신라섬유가 7%의 지분을 갖고 대주주로 참여하고있다.

동양투신은 총 주식 6백만주를 지역 상공인 1천4백명으로 구성된 출자자조합에 50%,지역 주민에게 50%를 배정해 설립됐는데 한사람당 최고 출자 한도를1%로 제한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때문에 특정 제조업체의 경영권 장악이 손쉬워지게 됐다.

대구투금은 납입자본금 1백20억원,동양투신은 3백억원으로 업체 규모에 비해자본금 규모가 왜소해 1백억원 정도의 자금만 동원하면 경영권을 휘어잡을수있다.

이들 금융업체들이 지역 제조업체의 경영권 '사냥감'이 된것도 다 이같은이유때문이다. 특히 동양투신은 경영권 사냥 경쟁이 더욱 뜨겁다. 정부의 금융산업 개편에 따라 증권업종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높은만큼 탐이 날수밖에없다.

갑을과 조일알미늄이 치열한 최대주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것도 현재의 동양투신 모습보다는 증권업종 진출속셈 때문이라고 지역 경제계에서는 내다보고있다.

동시에 지역경제계는 "대구투금,동양투신 모두 특정 제조업체가 경영권을 장악토록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큰목소리를 내고있다.

경영권을 장악한 특정 제조업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금운용이 이뤄지고 자금시장을 교란시켜 지역 경제를 혼란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경영권을 장악했을 경우 자신과 경쟁을 벌이거나 비협조적인 업체에 대해서는 대구투금이나 동양투신의 경영진에 지시,일시에 곤경에 빠트릴 수도 있다.

운전자금 지원을 막거나 회사채 발행및 인수를 거부,자금난을 겪도록 만들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또 상품으로 보유한 경쟁업체의 주식을 한꺼번에 증권시장에 내놔 주가폭락의 충격파를 안길수도 있다는 것. 이렇게 할 경우 해당 금융업체와 일반 주주들은 그만큼 손실을 입겠지만 금융업체의 경영권을 장악한 업체는 경쟁업체를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지역 경제계에서는 특정 제조업체의 동양투신·대구투금 주식매집설에 대해 비상한 관심과 우려를 보이고있다.

이와함께 지역 사회 공동의 목적을 위해 설립된 금융기관인 만큼 지역사회전체를 위한 공금융으로 계속 키워나가야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더하고있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지역 사회를 위해 대구상의가 주도,대구은행과 대구투자금융,동양투자신탁,대구생명을 만들었다"며 "갑을이 비밀리에 대구생명의 주식 50%이상을 매집,계열사로 이미 만들었는데 또다시 동양투신과 대구투금을 노린다는 것은 지역사회를 위해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한 지역 경제인은 "특정 제조업체가 지역 금융산업을 지배하겠다는 것은 결국 지역 경제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이야기"라며 "대구상의가 주도해 설립한 금융업체들인만큼 대구상의가 책임을 지고 명확한 사실파악과 설립당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것"이라 지적했다.〈허용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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