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자 탈당 노재봉시 "이념달라 떠난다"

6공시절 국무총리를 지내다 91년 강경대군 치사사건을 이유로 김영삼 당시민자당대표측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총리직에서 밀려난 노재봉의원이 27일민자당을 탈당, 의원직을 상실했다. 민자당의 전국구 1번이기도 한 노의원은현정부 출범이후 줄곧 대북정책의 혼선과 국정의 난맥상을 들어 비판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그는 이날 노선차이를 민자당을 떠나는 이유로 들었다. 민자당의 추구하는방향과 자신의 이념이 다르다는 소리다. 김영삼정부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다. 그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탈당의 변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민자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며"자기생각과 어긋나는 정치인은 자기 길을 가야한다는 것이 평소 신념"이라고 했다.

공사석을 불문하고 현 정부에 대해 강도높은 불만을 토로하고 비판을 가해온노의원의 발언강도가 최고조에 달한 것은 지난해 11월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부의 외교정책과 대북정책을 겨냥, '탈미접북'이라는 극한 용어까지 사용하며 정책의 혼선을 비판해 당내 파문을 가져오기도 했다.

게다가 민자당의 당명개칭 작업과 관련해서는 "당명을 바꾸면 의원직을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통일한국당으로 개칭하려는 것과 관련, "국명을 당명에 쓰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노의원의 탈당은 이미 민자당 전당대회를 전후해서 탈당할 것을 결심, 시기선택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다만 김종필전대표의 탈당과 김대통령 취임2주년으로 택일이 늦어졌을 뿐이다. 당내외에서는 김전대표의 탈당에 이은 노의원의 탈당을 현정부에 있어서 보수세력의 이탈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는 "현재로선 자민련에 합류할 생각은 않고 있다"며 뚜렷한 거취표명을 유보했다. 그러나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치권의 기류를 고려할 때 그가 조만간정치활동을 재기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의원은 최근 그를 총리로 기용했던 노전대통령을 두차례 만났으나 노전대통령은 탈당을 적극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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