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둑산책

'보해배'세계여류바둑대회 얘기를 한번 더 할 계획이었으나, '진로배' 우승소식을 먼저 전한다.지난 2월22일 서울 힐튼호텔 특설대국실에서 열린 제3회 '진로배 sbs 세계바둑최강전' 결승국에서 한국팀 주장 조훈현 구단은 일본의 주장 임해봉 구단을 맞아 백을 들고 2백수만에 불계승, 한국팀에 대회 3연패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대회 3연패에 성공한 한국팀은 규정에 따라 '진로배'를 영구보존하게 된다. 18k로 만들어진 '진로배'는 1억원상당으로 알려져 있다.이번 '진로배' 우승으로 한국바둑은 지난 88년 '응씨배'를 시발로 국제대회들이 생긴이후 각종대회에서 통산 12회 우승했으며 93년2월 제1회 '진로배'에서 우승한 이후 국제대회 8연속 제패의 대기록을 수립했다.국제대회 석권의 역사는 조훈현 구단이 중국의 섭위평과 격돌해 제1회 '응씨배'를 쟁취했던 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어 89년에 한국에서 창설된 세계대회 '동양증권배'를 우리나라의 양재호 구단과 서봉수 구단이 차례로 제패했다. 그러나 이 무렵까지만 해도 한국바둑이 오늘날처럼 세계대회 싹쓸이행진을 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제1·2기 '동양증권배'에는 일본 중국에서 최정상급들은 참가하지 않아 대회의 중량이 떨어졌다. 반면 '후지쓰(부사통)배에서는 우리의 '4인방'이 중도탈락을 계속하고 있었다.8연속 우승의 출발점이 된 대회는 역시 '진로배'. 93년2월 제1회 '진로배'최종국에서 조훈현 구단이 일본의 최종주자 다케미야(무궁정수) 구단을 꺾고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였다. 계속해서 93년5월에는 서봉수 구단이 제2회 '응씨배'를 품에 안았고 한달후에는 이창호 칠단이 집념의 승부사 조치훈 구단과 맞붙어 '동양증권배'를 지켰으며 다시 한달후에는 유창혁 육단과 조훈현구단이 적지 도쿄에서 한국인끼리 결승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한 끝에 마침내 유창혁이 '후지쓰배'를 점령, 한국바둑의 세계대회 그랜드슬램을 완성시켰다. 여기에는 '한국의 4인방' 네사람이 각자 한 대회씩 우승했다는 진기록이 추가되었다. 여기서 한국의 '4인방'은 '세계의 4인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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