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절반이 내신 2등급이하

새학기를 맞은 대구시내 o유치원. "그래, 알았어" "선생님, 모르겠다" "저것 좀 줘" 이제 막 유치원문을 들어선 여섯살 일곱살바기들의 입에서는 예사로 반말이 쏟아져나온다."한 반 40명중 선생님에게 반말짓거리를 하는 애가 절반이 넘습니다. 집에서아빠 엄마에게 하던 버릇 그대로이지요" 김연희원장의 말이다.어린이의 예절부재는 국민학교로 올라가도 마찬가지. 사정은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것 같다. 대남국교 임구상교장의 얘기다. "지난해 부임해보니 학생들이선생님을 보고도 인사를 안하는 게 보통이예요. 그래서 매일 오전 7 시 30분교문에 나가서서 등교하는 학생마다 먼저 고개를 숙였지요. 그 뒤로 달라지더군요" 인지국교 박명구교장도 인사를 안하는 어린이는 '끝까지 따라가 인사를 받아내는 극성'으로 유명하다.

부모들의 얼굴을 달아오르게하는 부끄러운 얘기들이다. 그럼에도 가정교육은여전히 허공에 떠돌고 있다. 가정을 포함한 우리사회는 버릇없이 머리만 커가는 아이들에 대해 산업화, 핵가족화, 과보호 등에서 그 원인을 찾기만할뿐 제대로 가정교육을 살려보려는 노력에는 대체로 무관심한 편이라 할 수있다.

"버릇없는 아이들은 부모의 무관심에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 수학문제 하나 푸는데는 큰 관심을 보이면서 몸가짐이나 사회 공동생활 예절을 가르치는것은 뒷전으로 돌리는 가정이 흔한 게 현실입니다. 예절교육을 시대착오적인것처럼 여기는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떤 세상을 이루어나가겠습니까" 대구시교육청 손정호초등장학관의 걱정스런 말이다.

가정교육의 위기는 빗나간 청소년을 사회의 뒷골목으로 내몰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 패륜아 박한상군 사건이 발생한 직후 공보처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패륜범죄의 주원인은 사회구조적 요인보다 가정교육의부재에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당시 여론조사. 패륜범죄 원인과 관련응답자의 30.7%가 가정교육, 그 다음으로 물질만능 18.8%, 가족간 대화부족14.7%, 과잉보호 14.2%, 사회풍토 5.5% 등으로 꼽았다. 다시말해 가정에 모든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60%를 차지한 것이다. 각종 범죄가 증가하는 것도마찬가지 원인이라는 게 사회학자들의 일반적 지적이다. 대구시경찰청 통계.94년 소년범죄 검거수는 5천5백23건으로 1년전에 비해 18%가 불어났다. 특히생활이 윤택해지고 있는 추세임에도 다른 범죄보다 절도.폭력이 40% 가까이급증했다. 강도범죄의 절반은 여전히 청소년짓으로 나타났다. 경찰관계자들은 "이같이 많은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종전처럼 결손가정 출신이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우리 이웃의 평범한 중산층 이상 가정 아이들입니다. 집안교육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반증이지요"라고 말했다.요즘 가정의 이같은 자녀교육 위기는 대구시 교육청의 진단자체에서도 그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교육청은 지난해 부터 가족의 날 운영과 밥상머리 교육'을 주창, 각 가정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오고 있다. "한마디로 오늘날가정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교육도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선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얼굴을 맞대기 어려운 바쁜 생활을 되돌아보고, 가정의 소중함과 예절교육을 일깨우려는 데 뜻이 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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