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기 위해 밥을 먹어야 한다. 섭취된 음식은 효율이 높은 고단위 에너지 물질인 ATP로 바뀌어 생명 활동의 에너지로 이용된다. 이 ATP가운데65% 이상을 두뇌 신경세포가 소모하고, 나머지는 육체적·생리적 운동에너지로 사용된다. 먹지 않으면 정신이 없어지고, 동물과 식물의 차이는 에너지이용 분배에서 뚜렷이 구별된다. 진화된 고등생물일수록 신경세포의 에너지사용량은 증가한다. 그래서 두뇌 활동이 정지된 사람을 하등의 식물인간이라고 부르며, 우리는 수면이라는 형태로 매일 식물인간 상태를 경험한다. 그러므로 만질 수 없는 사람 정신의 유기체적 에너지 원천은 바로 만질 수 있는음식물이며, 이 음식물은 모두 땅에서 얻게 되는 인류 최고의 식물자원이다.미미한 에너지 양의 식물 개체들의 집합체, 식물집단은 거대한 에너지의 집합체이다. 그러므로 산과 들, 자연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다. 자연은 유기체적 영혼이다. 땅의 모양새에 따라 그 속에 살아가는 자연의 기능과구조가 다르다. 그래서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수려한 산을 오를 때 지팡이도짚지 않는 겸손을 보였으며, 어머니 젖가슴처럼 올망졸망하게 생긴 한반도땅은 울룩불룩한 여느 알프스보다 기름진 대지를 끼고 있어, 본디 그 속에는건전한 영혼에 건강한 생명들이 깃들어 있기 마련이다.온 산천이 미국 나무인 아까시나무, 리기다소나무가 판을 치고, 그럴싸한 경관에 골프장, 스키장이 마른 버짐처럼 퍼져 있고, 국토의 생명축에서 덕지덕지 마구잡이 도로가 흐트러져 있다. 수억의 에너지 결집체, 땅이 유린되니수억의 후손들 영혼과 생명이 걱정이다. 영혼이 멍들어, 입은 햄버거와 소시지를 반기고, 유행가처럼 가짜가 판을 친다. (아까시나무의 학명에 가짜라는의미의 라틴어 접두사 Pseudo-가 붙어 있으며, 일본사람은 '니세(위)아카시아'라 부른다). 앞산에 참나무 숲에서는 참바람(진기)이 불 것이오, 아까시나무숲에서는 헛바람(가기)이 불뿐이다.
김종원씨(계명대 전임강사·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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