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일제 인체실험 만행 침묵

오는 8월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앞두고 지금 미국에서는 대일 승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일본 흠집내기'작전이 정부와 언론의 주도로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다.지난 2월19일 일본 이오지마현지에서 미국 해병대의 유황도전투 기념식을 거행한데 이어 오는 8월에는 하와이에서 클린턴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3일간태평양전투승전 기념식을 치르는등 연중 무려 90건에 달하는 승전기념행사를준비중이다. 물론 여기에는 언론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최근 수년간 일본의 경제 성장에 짓눌린 미국인들이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17일자 뉴욕타임스지는 2차대전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과 미국본토에 대한 세균전 계획 그리고 전후 미국의 일본군 만행에 대한 묵인정책등을 특집으로 보도했다.

다음은 NYT기사의 요지.

일본은 1925년 제네바 협약에서 세균전을 금지시키자 5년뒤인 1930년부터 중국에 731부대를 만들어 은밀히 세균전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부대 주둔지를중국으로 택한 이유는 당시 중국을 점령해 있던 일본군으로서는 소위 '마루타'라 불린 생체실험 대상자들을 얼마든지 구할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루타 중에는 공산주의자나 그 동조자, 그리고 죄수들 심지어 조국을 등진 중국인.러시아인.한국인들도 있었다.

731부대는 실험실 내에서 실험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소위'야외실험'명목으로 무고한 주민들이 사는 마을에 페스트에 감염된 벼룩이나 균이 담긴 폭탄을 투하, 최소한 3만명을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이보고서는 한 익명의 731부대 출신요원의 말을 인용, 부대 실험실에는 사람의 다리와 머리, 내장등이 들어있는 표본용 유리병이 많다고 미국인 영국인프랑스인등 서구인과 수많은 한국인 중국인 몽골인의 시체를 담아 놓았었다고 밝혔다. 의대생들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일본 경찰로부터 산사람을인수받아 생체실험을 할수 있었다.

특히 산사람이 시간대별로 질병에 어떻게 감염되는지 압력정도에 따라 눈알이 어느정도 튀어나오는지를 실험하기도 했고 각종 균을 연못에 살포하여 실수로 수많은 중국인과 일본군 1천7백명이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역사학 교수 해리스박사는 지난해 출판된 그의 저서'죽음의 공장'이라는 책에서 일본군의 생체및 세균전실험으로 20여만명이희생되었다고 주장한바 있다.

1944년 패전이 임박하자 일본군부내 전략수립가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미 본토를 세균으로 공격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세균이 담긴 폭탄을 비행기에실어 투하하거나 세균이 든 대형풍선을 바람에 날려 보낸다는 것으로 실제'밤의 벚꽃'이라는 암호명의 작전까지 수립했으나 D데이 한달전 종전이 돼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 미서부 몬태나와 오리건주에는 이같은 폭탄과 풍선이 몇개 실제로 투하돼 그로 인한 질병으로 7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으나 보도통제로 미국민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일본군은 세균을 수송할 수 있는 특수 비행기 2~3대를 실을 수 있는 잠수함을 5척이나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은 종전후 이같은 일본군의 만행을 처벌하지 않는 대가로 진상에 관한특별보고서를 받아냈다. 영문으로 된 18쪽의 이 보고서에는 '극히 정상적인'의사들이 731부대 창설을 제의했으며 생체 확보과정 실험내용등이 자세히담겨져 있다.

미국의 이같은 묵인정책으로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는 59년 후두암으로 죽을때까지 안락하게 살았고 악명 높았던 이 부대 의사들은 전후에 출세를 거듭해 도쿄도지사, 일본의학협회장, 올림픽위원장등 고위직을 독차지, 호의호식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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