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바로알자 미국인 단체결성

미-북한 관계개선 노력이 차츰 여물어가는 가운데 화해의 속도를 가속화하는데 한몫 거드는 단체가 생겨 눈길을 끈다. 흔히 북한 바로 알기 센터로 알려진 '미국인과 북한인의 이해를 위한 센터'가 바로 그것이다.패서디나 소재 윌리엄 켈리대학 인류학교수인 데일 키츠먼 박사가 이사장겸회장인 이 단체는 작년 가을에 결성됐다. 장로교 목사인 찰스 위크먼이 사무총장이고 회원중에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 부시행정부에서 주택및 도시개발부장관을 지낸 잭 캠프, 그리고 공화당 상원의원 밥 돌 부인으로 역시 부시정권 노동부장관을 지내고 지금 미국 적십자사 총재로 있는 엘리자베스돌 같은 쟁쟁한 인사들 얼굴도 보인다. 한인으로는 유일하게 조동준목사(미국명데이비드 조)가 있다.지난달 미국에 와서 친선방문을 마치고 이달초 떠난 리종혁 북한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일행 4명을 초청하여 뒤치다꺼리를한것도 이 사람들이다.

이 단체 중심인물들이 공화당 실력자들과 기독교계 그중에서도 이른바 보수진영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회원중에는 한두번씩 북한을 방문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클린턴행정부의 대북한 화해 정책을 신랄히 비판해온 공화당쪽 인사들과 공산주의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목사들이 북한바로알기 운동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북한을 바로 보자는 이들의 노력은 바꿔말해서 여태까지 미국인의 대북한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스스로 시인하는 증거로도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이들은 북한의 대미관도 달라지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왜 북한 바로알기 운동에 앞장서서 열을 올리는지 구시대 해독법으로는 도저히 그 뜻을 알아내기 어렵다. 이들은 막상 미-북한간에정식국교가 트인다해도 별로 덕볼게 없는 사람들이다. 기껏 북한내 선교활동이 좀 수월해질까 말까다. 여기에 비하면 북한 상대 장사로 떼돈 번다는 조바심에서 정신없이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는 우리들이 얼마나 속이 없고 방정맞은지 이 사람들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

북한 바로 알기운동은 전적으로 해외동포들의 몫이다. 보안법이다 뭐다해서아직도 서슬이 퍼렇게 살아 있는 단절의 장치에 묶여 할말도 제대로 못하는고국 형제들보다는 우리가 훨씬 자유롭게 살고 있으니 말이다.〈LA·이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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