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대구시장 여야의 시각〉

김영삼대통령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법을 만드는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살림꾼을 뽑는 선거라고 강조, 지방선거에서의 정치색 배제 의사를 분명히하고있다.그러나 민주당을 비롯, 야권에선 이 논리를 정면반박하며 지방선거의 정치적의미를 부가시키려는 상반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각 정파들은 대구시장선거가 자신들의 정치적입지와 향후 정치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서울시장 선거결과와함께 정계개편 등에까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있다.민자당은 이번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는 지역의 살림꾼을 뽑는 것이지 정치인을 뽑는 것이 아니라며 정쟁의 논리나 정치적 의미를 애써 희석시키고있다.민자당 총재비서실장인 김한규의원은 "대구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 행정경험과 경영 능력을 함께 갖춘 사람을 뽑아야 중앙정부로부터 주요정책을 두고 교감을 가질 수 있을뿐 아니라 예산을 따오는데 적합하다"고 강조, 정치인 배제 행정인 선호라는 당의 입장을 뚜렷이 반영하고있다.

민자당의 이같은 논리의 속사정은 지역의 형편이 민자당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정치선거로 몰고 갈 경우 반민자 정서가 팽배해있는 대구사정상 승산에 문제가있고 패배했을 경우 충격이 엄청날 것으로 보여 미리 이같은 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지역출신 국회의원들도 이번 광역자치단체장 선거가 내년 15대 총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불모지와 다름없는 대구에 교두보를확보, 다음번 총선에 승리한다는 전략아래 대구 경북 지방선거, 특히 그중에서도 대구시장 선거에 역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은 이같은 전략을 세우고 지역정서에 맞는 거물후보를 영입키위해 백방으로 교섭을 벌이고 있는데 전 대법관인 최모변호사와의 접촉설도 나돌고있다.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 야권과 공조, 단일후보를 세운다는 계획도 있다.백승홍 민주당 대구시지부장은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정치가 활성화되고 정치권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해 주민들이 참여하는제도의 정착이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민주연합, 무소속 등 야권에서는 민선대구시장은 중앙정부에 대구의 목소리를 내세울 수 있는 정치력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행정력도 겸비하면 좋으나 부시장, 실·국장 등 실무진이 행정경험을 살리도록하고 시장은 이를 통합조정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야권에서는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나 마찬가지인 민선대구시장 선거를 향후정국의 주도권을 잡는데 중요한 기점으로 보고 있다. '반YS'적인 지역 정서를 바탕으로 대구의 자존심을 살리자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각 정파는 당선가능성이 높은 시장후보를 물색하면서 야권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주장도제기하고 있다.

신당 자유민주연합은 민선대구시장 선거의 승리여부가 지역에서 자민련바람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선거후 예상되는 정계개편에 시장선거에서 민자당이 패배해야 여권에서마음이 떠난 지역출신 민자 의원을 비롯, 각계 인사가 자민련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시장의 성격에 대해서도 자민련 중구지구당 위원장인 유수호의원은 "민선대구시장은 중앙정부의 지시를 무비판적으로 따르기보다 주체적으로 지방자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정치성이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반민자 연합전선을 추구하는 '나라모임'의 박철언 전의원은 민선대구시장은반YS노선이 명백하고 업무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당선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지방자치의 불완전한 제도적 틀속에서 지역 발전을꾀하고 대구의 짓밟힌 자존심 회복을 위해 권력에 맞설수 있는 투쟁적이고지조있는 정치인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전·현직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무소속 연합의 한 인사는 광역단체장은 실무적인 일도 중요하지만 중앙과의 관계에서 지역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자기목소리를 낼 수 있고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나라모임'이나 무소속 연합도 자민련과 마찬가지로 대구시장 선거가 재기의기틀이 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행정인을 뽑는 선거보다는 정치적의미가 더큰 선거로 몰아가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