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녹색시대…마지막선택-제3부 한반도 균형이 깨지고 있다-24균형회복

한국인 네명중 한명은 서울에 산다. 그래서 주말이면 서울 탈출로 전국이 휘청거리며 놀이객들은 각종 쓰레기로 산하를 멍들게 하고 있다. 인구집중이빚어내는 현상이다.경기도는 '골프도' 또는 '골프특구'. 전국 1백96개소(건설예정지 포함)가운데 절반이상인 1백2개소(1억1천9백만㎡)가 이곳에 있다. 웬만한 산 하나에골프장 하나다. 이래서야 성한 산이 있을리 없다.수많은 서울의 골프인구를수용하기 위해서는 지금도 모자란다는게 관리들의 얘기다. 앞으로 얼마나 더산을 깎고 나무를 벨지가 궁금하다.

울산은 주검의 땅. 온산 비철금속공단 인근에 살며 '온산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뱉는 말이다. 팔다리가 쑤시고 눈이 침침하고 피부병이 생기고 심한 이는 앉아 있기조차 힘들어 아예 몸져 누워 있는 곳. 온산공단이 들어선지 불과 20여년만의 일인데 앞으로 10년후쯤은 어떤 사태가 생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온산병을 공해병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를 일으킨 포스코가 포항을 망가뜨리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섬유업이 대구를 일으켰듯 철강업이 포항을 세웠으나 이제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것.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일컬어지던 송도해수욕장이파괴된 것을 보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람이 모여있고 공장이 있는 곳은 정도의 차는 있지만 어디나 서울이나 경기도, 울산, 포항의 운명이다.

강과 산은 어떤가.

사람의 몸에 검은피가 흘러 죽음으로 치닫듯 강이 썩고 바다가 망가져 국토는 균형을 잃고 있다. 낙동강의 환경오염 사고는 대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영산강은 낙동강보다 더한 중병을 앓고있다. 샛강 실개천은 쏟아져 나오는오물과 하수로 인해 이미 시궁창이다.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영호남의 강에는 물이 없고 폐수만 흐른다. 형산강은 가장 이를 잘 대변해 주고있다.대동맥 대정맥 뿐만아니라 실핏줄에 흐르는 피까지 검은빛이다. 산은 골재채취 각종개발등으로 면적이 줄고있다. 최근에는 그린벨트마저 규제완화로 파괴가 가속되고 있다.

바다는 간척사업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새만금간척지는 무려 1억5천만평. 달성군 통합전 대구시와 같은 면적이다. 아산만 군산 장항 광양 목포 부산등메울수 있는 곳은 모두 메워 공단 주거지 농경지등으로 바꾸고 있다.항구도시는 오물과 폐수를 그냥 바다로 버리는 바람에 서해 동해 남해 전역에 적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다의 신음소리는 관심의 대상조차 아닌것.산 높고 물 깊어 어머님 품같이 다감한 땅. 이미 한반도는 그같은 예찬을 받을 자격을 상실했다.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도시는 도시대로 농촌은 농촌대로 균형을 잃고있다. 돋보기나 현미경 망원경 잠망경등 어느 기기를 갖다대도 잡히는 것은 몸서리쳐질 정도의 파괴현장뿐이다.

환경의 균형상실은 연쇄적인 생태계 파괴를 부르고 결국 인간의 삶마저 위협한다는 사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난해 극심했던 여름더위에는 냉장고를 사시사철 사용하는 대구시 남구 대명동 한 주부에게도 책임의 일부는 있다. 국민한명 한명이 그렇게만 느낀다면 한반도의 균형회복도 가능할게다.환경론자들은 누구나 '환경은 이제 실천'이라 말한다. 그렇다. 국토균형회복에는 이제 환경보호와 환경회복을 위한 실천만이 필요하다.〈제3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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