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지난 93년 여름 검사출신의 한 변호사가 '브레이크없는 벤츠'라는 제목을붙여 책 한권을 출간했다. 저자가 검사시절에 경험한 여러가지 일들을 회고담형식으로 엮은 책인데 찬사와 비난이 엇갈리면서 적지않은 화제를 뿌렸다.▲약10년동안 검사생활을 경험한 저자가 밝힌 얘기들 가운데는 바로 검찰내부의 부끄러운 구석들을 지적하고 비판한 것이 많아 적지않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정의로운 법조인'으로 각인되기도 했지만 검찰조직안에선 속이편치않은 반응이었다. ▲여하튼 저자에 대한 일반독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검사가 부정을 다스리는데는 브레이크없는 벤츠처럼 멈출줄 모르고 뿌리를 뽑을때까지 달려가야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독자들이 전폭적인 공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과다수임료문제로 지금 송사에 말려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사기혐의로 구속된 사람을보석으로 풀어준다며 1억여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어제의 정의로운 검사가오늘의 부도덕한 변호사가 되다니 이럴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당사자는 수임료는 1천만원밖에 받지않았다며 피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단 구설수에 오른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찍힌 기분이고 또 한번 야누스적인 우리사회의 한 구석을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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