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페루 좌익반군 또 활개

악명높던 페루의 좌익반군 '빛나는 길'(센데로 루미노소)이 최근 다시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이들은 안데스 산맥의 자락에 위치한 팅고 마리아에서 55㎞ 떨어진 후알라가강인근 밀림마을들을 순회하듯 휩쓸고 다니며 양식과 의약품을 약탈하고 반대하는 주민들을 무차별 사살하고 있다. 또 오는 4월 7일 대통령선거와 총선에서 투표하지말도록 강요하면서 투표하면 마을 전체를 몰살하겠다는 경고문을 붉은 페인트로 곳곳에 써붙이고 공무원과 반대자들을 색출해 살해를 일삼는등 페루 빈곤층이 밀집한 밀림마을들이 '빛나는 길'로 공포의 도가니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2월 중순이후 이들 마을에서 피살된 사람만도 50여명이 된다고발표했다. 이들은 대부분 지방공무원과 자치방위대원이거나 정부군에 항복해사면을 받은 반군출신.

'빛나는 길'이 이 지역에서 다시 활개를 펴는 것은 이곳을 평정하고 주둔하고 있던 페루정부군이 지난 1월 에콰도르와의 국경분쟁에 투입되기 위해 철수한 때문.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반군들은 무주공산의 이 지역에 대한 탈환에 나서 잔류하고있던 4백여명의 정부군이 철수한지 얼마되지 않아 지난 4일반군들의 수중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팅고 마리아에서 5㎞ 떨어진 벨라마을의 진지를 포기하고 정부군이 철수하자이마을의 3백여 가구가 정부군과 함께 팅고 마리아로 피난했으며 반경 16㎞에 위치한농가의 농부 상당수도 낮에는 일하러 나갔다가 밤이면 다시 마을로돌아오는 불편을 감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오쩌 둥식 공산혁명을 목표로한 '빛나는 길'은 지난 80년 정부타도를 외치며 봉기한 이래 목적수행에 방해가 되는 가톨릭 신부나 목사, 원조 나온 외국의 기술자 또는 주부를 가리지 않고 지금까지 3만여명이나 살해한 악명높은 반군단체. 그러다 92년 9월 철학교수 출신인 지도자 아비마엘 구스만이체포된후 급격히 세력이 약화됐다.

또 후지모리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는 오는 7월 28일까지 어떤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않고 '빛나는 길'을 박멸하겠다며 지속적인 소탕작전을 벌인 것도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지난 17일에는 구즈만의 체포이후 지휘권을 이어받은마르지 클라보 페랄타와 19명의 조직원들은 리마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살해된 사람의 숫자도 줄어 92년 3천1백1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6백46명으로 페루정부는 다소 안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2대 지도자인 페랄타의 공백을 '펠리치아노 동무'로 알려진 오스카라미라즈 두란드가 메우면서 반군들을 규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는 것이다. 그는 여성지도자인 페랄타보다 훨씬 공산주의에 투철하고 적극적이어서 페루정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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