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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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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자리를 깔고 먹자판을 벌린다. 가져온 도시락을 푼다. 과일을 깎는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켠다. 양념에 재어 온 고기를 굽는다. 술병도 딴다."우리도 점심밥 먹읍시다"

연변댁이 보자기를 푼다. 나는 보자기 매듭을 잘 풀지 못한다. 다른 사람은당기면 쉽게 풀린다. 나는 당기면 더욱 싸매진다. 나는 보자기를 싸맬줄 모른다. 신발끈도 못싸맨다. 양쪽 매듭을 어떻게 꼬아 감는지 모른다. 남은 매듭을 얽으면 싸매진다. 나는 얽어 매면 풀어진다. 시애가 내게 매는 방법을가르쳤다. 내 손을 잡고 양쪽 매듭을 얽으며 엮었다. 그럴땐 잘되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 한두번 성공해도 금새 잊어버렸다. 싸매는 일은 너무 어려웠다. 푸는 일은 더러 성공했다. 어떻게 당겼는지 저절로 풀렸다.연변댁이 인희에게 달걀을 까준다. 연변댁이 자기 몫을 깠을때 나도 겨우 하나를 깐다. 인희와 연변댁은 소금에 찍어 먹는다. 나는 그냥 먹는다. 우리는김밥도 먹는다.

"아줌마 고향은 저 먼 북쪽이라며? 여름에 기러기가 사는 곳"인희가 연변댁에게 묻는다.

"여름에 기러기가 사는 덴줄 어떻게 알았니?"

"그림책에서 봤어. 들오리도 여름철엔 저 먼 북쪽에 산데"

"후투티를 아니?"

내가 인희에게 묻는다.

"후투티가 뭔데?"

"새 이름이야"

산골 우리집에 후투티가 살았다. 봄이면 처마에 집을 지었다. 제비처럼 가을이면 떠났다.

"어떻게 생겼니?"

"요렇게"

나는 김밥 든 손으로 새 모양을 그린다. 후투티의 깃털은 검정색이다. 날개와 꽁지에는 검은색과 흰색의 줄무늬가 있다. 흰 댕기가 아름답다. 부리는길고 굽어졌다. 천천히 파도 모양으로 난다.

"후투티는 어떻게 우니?"

"뽀뽀, 뽀뽀, 뽀뽀…뽕, 뽕, 뽕"

"피, 그렇게 우는 새가 어딨니"

정말 후투티는 그렇게 운다. 벙어리 뻐꾸기의 울음소리와 비슷하다. 보다 낮고 부드러운 소리로 운다.

"저기 봐요. 저 오리떼. 정말 북으로, 연변땅 고향으로 날아가네"연변댁이 하늘을 가리킨다. 황오리떼다. 황오리떼가 높이 떠서 날아간다. 쇠기러기떼도 이때쯤 북으로 이동한다. 이즈음 산골에는 황여새떼가 많이 보였다. 황여새들이 노간주나무에 모여 들어 열매를 쪼아 먹었다. 사람이 가도도망칠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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