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초엔고에 적극적 대응을〉

일본의 지방선거에서 '무당 무전'돌풍이 불고 있다. 9일 실시된 전반선거가운데 도쿄도와 오사카(대판)부지사 선거 결과는 모두 무소속 출신의 방송과관련을 맺고 있는 유명인기인들이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이는 개인의 인기도가 주효했다기 보다는 일본의 기성정치의 한물간 풍토를 불신하는 '유권자들의 반란'으로 표현할수 있다.도쿄도지사에는 전참의원 의원인 아오시마 유키오(청도행남)후보가, 오사카부지사에는 탤런트이자 코미디언인 요코야마 노크(횡산)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당선됐다. 도쿄도의 경우는 7명의 총리를 보좌한 자치성차관 출신인 이시하라 노부오(석원신웅)전관방부장관이 자민·사회·신당사키가케·공명등의연합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며 오사카부에는 여야의 합동공천을 받은 히라노다쿠야(평야척야)전과기청차관이 출마했다.

그러나 합동공천이란 화려한 출발은 돈쓰지 않는 무소속에게 어이없이 무너졌다. 지사로 당선된 두후보는 기성정치의 판박이 선거운동을 거부하며 새로운 방식의 신선한 운동을 도입,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니까 기성의 '조직력'에 '새바람'으로 대항하여 결국 햇빛이 외투를 벗기는 승리를 쟁취했던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뿌리가 깊고 튼튼할 것 같았던 기성정치가 실패한 요인은 새로운 시대 즉 정보화사회에 제빨리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시말하면기성정치는 산업사회에서 내려온 정치관습및 관행등 구시대 유물을 그대로끌어안고 전전긍긍하다 순발력있게 변신한 새바람에 일격을 당한 셈이다.실례로 이번 선거비용은 법정한도 6천50만엔, 실제비용 10억엔으로 추산되고있으나 아오시마 후보는 단돈 20만엔을 썼을 뿐이다. 그는 선거포스터 1만여장을 본인을 비롯하여 가족과 친구들이 직접 붙이고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했다. 또 요코야마후보는 조직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채 자전거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지지를 호소하여 영광을 안은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무'와 '유'의 개념자체가 모호하며 '질서'와 '무질서'의한계성조차 분간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본의 언론들도 이번 선거를 두고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정당과 무당파간의 싸움에서 무당파가 이긴것이 아니다. 현재 일본의 최대 정당은 '무당파층'이란걸 증명했을 뿐이다"물론 유권자들이 지지정당을 명확하게 잡지못했고 최근 줄을 이은 사건·사고들이 기성정치의 패배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합동공천과 관료출신을 옹립하는 기성의 '담합관행'이 유권자들을 식상케 했다는것이 오히려 올바른 평가일 것 같다.

여기서 잠깐 우리 주변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공천과정에서 비리는 없었는지 또 선거가 구태의연한 금권정치탓으로 방향이 흐트러지지나 않는지 선거에 따른 온갖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일본지방선거를 거울삼아 돈쓰지 않는 깨끗한 선거를 우리도 이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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