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중씨 정치개입 여야공방〉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한 핵문제가 약간의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4대지방선거를 앞두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있다.민자당은 김이사장의 방일과 민주당의 조순전부총리 영입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를 "정치불개입 약속파기"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씨 활동은 "정계원로의 현실정치에 대한 충정어린 충고"라고 반박하고 나섰다.○…민자당은 김이사장이 분명히 의도를 갖고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인선에개입했고, 이런 움직임은 그의 정치적 노림수를 함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김씨가 "조전부총리는 청렴한 도덕성이 강점이며 오랜 경험과 경륜을 갖춘탁월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언급함으로써 민주당 경선을 사실상 불공정경선으로 몰고가는등 이미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또 현재 진행중인 민주당과 신민당의 통합을 배후조정하고 있다고 확신하고있다. 김이사장이 일본방문에 수행한 권노갑 유준상최고위원을 귀국시켜 양당 통합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자당은 이같은 인식에 따라 14일 박범진대변인 논평을 통해 "김씨는 '정치를하지 않겠다'고 수없이 약속한 것을 파기하고 공공연히 정치에 개입하고있다"고 비난하고 "일단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으면 약속을지켜야 정계원로로서 국민들로 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대변인은 나아가 "김씨가 노골적으로 대국민 약속을 파기하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공격했다.

김이사장에 대해서는 중하위당직자들도 마찬가지 시각을 보이고 있다.박종웅민청단장은 "한국 정치의 후퇴를 의미하는 3김시대는 청산돼야 하며그런의미에서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김이사장의 말이 액면그대로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또 "3김시대가 다시 도래, 지역당 구도가 재연되는 것에 대해 많은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김이사장의 정치개입 중단을 촉구했다.또 유승규상무운영위원장은 "정치불신은 정치지도자의 대국민약속이 번번이번복되기 때문에 비롯된다"며 "정치지도자가 약속을 깨뜨리는 행위는 이제국민들이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자당이 이날 새삼스럽게 김이사장을 격렬하게 비난한 근본 이유는김씨를 거부하는 계층을 겨냥한 고도의 선거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민주당은 김이사장의 방일활동이 공개적 정치활동이란 민자당 비난을"생트집"이라고 일축하며 "정계원로로서의 당연한 권리"라고 반박했다.박지원대변인은 "할 일을 못하는 민자당이 김이사장이 일본을 방문, 일본 조야에 남북대화와 한국형 경수로채택 등과 관련하여 큰 외교를 하는데 칭찬한마디 못하고 비난만 일삼는 것은 자신없는 정권이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박대변인은 또 민자당이 문제삼고 있는 조순전부총리 영입및 야권통합에 대한 김이사장 발언을 "우리당 원로당원으로서 당연한 견해를 밝힌 것"이라고맞받고 "정계를 은퇴했다고 지지도 충고도 민자당허가를 받고해야 하는 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정주일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빗대 "민자당이 또 압력을 가해 농담으로 한 것이라고 돌리고 있다"며 "집권여당답게 경선이나 제대로 하고 서울시장후보나 하루빨리 고르라"고 주장했다.

동교동계 측근의원들의 반박은 더 신랄하다. 한화갑의원은 "김영삼정권은 좋은 정치할 생각은 안하고 타당 당원을 헐뜯는 발언이나 하고 있다"고 빈정댔다.

한의원은 이건희삼성그룹회장의 북경발언을 끄집어내 "오죽하면 세계적인 기업총수가 세계화를 부르짖는 김영삼정권의 정치를 4류정치라고 말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강도높은 비난성명을 발표했다.

채영석의원도 "국민의 한사람으로, 더구나 원로당원으로서 당을 위해 발언하는 것은 권리요 의무"라며 "민자당 발상은 김이사장을 교도소에 가두고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군사독재정권식의 한심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