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한 핵문제가 약간의 희망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고 있는듯 하다. 예정보다 빨리 끝낸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간 경수로전문가 회담에서 북한측은 경수로의 설계·제작·시공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상당부분 인정할 뜻을 비쳤다고 한다.북한측의 태도변화는 우리가 경수로 건설에 따른 비용부담을 하는 만큼 "중심적 역할을 수용했으면 좋겠다"는 한미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도는 아니지만완강한 거부에서 급선회, 타결 가능성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의 참여인정 비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않았다. 그러나 노형문제는 한국경수로의 모체인 미국 컴버스천 엔지니어링사의 시스템80을 모델로 하되 일부 설계변경을 통해 해결하자고 요구했다고한다. 이를 다른 말로 풀이하면 껍데기 즉 명찰은 '메이드 인 USA'로 달되내부알맹이는 한국형으로 해도 수용하겠다는 뜻이다.
한미양국은 북한의 이같은 입장을 경수로 전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인정하겠다는 의사표시로 간주하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미·일 3국의 핵담당자들은 북한이 제시한 이 안을 면밀히 검토한뒤 타협안을마련, 오는 18일 속개되는 전문가회담에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북한이 종전의 방침을 바꿔 경수로문제의 해결쪽으로 은근하게 돌아선 것은공노명외무장관의 '경수로 특구' 제안·중국의 북한설득·미국의 군사력 강화·한미합동 군사훈련 재개등 현실적 압력이 작용한 바가 컸다고 말할 수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제네바합의의 정치적 의의와 경제적 실리를 물리칠수 없는 현실이 경수로문제의 궁극적 해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 같다.그러나 미국은 최악의 경우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거부하고 영변의 5㎿ 원자로를 재가동하면 '대북제재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중국측에 통보하고 북한을 설득해주도록 강력히 요청했다. 또 미국은 북한의 태도변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고 판단하고 한반도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군사적 충돌에 대비하여 온갖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달말부터 5월 중순까지 실시되는 유사시 대규모 미증원군의 한반도 배치에따른 훈련(RSOI)도 바로 이 계획의 일환이다. 한국군·주한미군·미본토미군등 1만3천여 병력이 참여하는 RSOI훈련은 북한의 침공에 대비한 장비와 병력의 신속한 배치훈련으로 북한의 경수로 트집으로 야기된 '전쟁발발설'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한미일 3국은 물론 북한의 우방인 중국까지 '경수로문제는 한국형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 북한이 처한 형국은 바로 '진퇴유곡'이다. 이럴땐 병서에서도 '포기하고 수용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