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 김덕룡민자당사무총장은 "정치적 신념과 노선이 아니라 정치적 야욕때문에 이합집산하고 있다"고 최근 연대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과 자민련을 공격했다. 그는 또 "어제까지 군사쿠데타세력, 용공세력으로 다투던사람들이 손을잡고 있다"는 말로 양쪽을 싸잡아 매도했다.하지만 국민들은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5년 전에도 들은 바가 있다. 바로 군사독재의 전통을 이어받은 5공출범의 주체세력, 민정당과 87년 대선에서 군부종식을 목청 높여 외쳤던 통일민주당 그리고 3공 유신세력인 신민주공화당이 전격적인 통합을 이룰 때 지금의 민주당세력이던 평민당에서 이들의 통합을 '야합'이라며 강렬히 비난했던 소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이들은 야당과 국민들의 비난에 대해 "야합이 아니라 구국의 결단"이라고 강변했다.하지만 일부 국민들 눈에는 '구국의 결단'이라던 3당통합도 지도급 인사들의정치적 야심에 의한 야합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김영삼대통령도 "호랑이를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갔다"고 했을 정도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통합으로 이뤄진 민자당이 잘 굴러가지 못하고 갈등상을 빚고 있는 것을 보면'구국의 결단'은 빛이 바래고 만다. 이춘구민자당대표도 21일 간담회에서 이점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대표 역시 3당통합에 대해 "비교적 노선이 비슷한 정치세력끼리 합했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가 한 일은 이해할 만 하다는 뜻으로 비친다. 하지만 3당통합이 있기 3년전인 87년 대선때만 해도 이들은 원수(?)대하듯했다. 현 집권세력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민주계 즉 당시 통일민주당은 민정당을 군사독재 세력이라며 선거구호로 "군정종식"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들은 어느 순간 한 지붕아래의 동거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제와서 얼마전까지 한 식구이던 자민련측을 향해서 '쿠데타세력'이라고 한다.같이 살 때는 한 식구고, 집을 나가면 원수처럼 변하고 만다는 뜻인가. 자신들이 하는 일은 구국의 결단이고 다른 사람들의 정치적연대는 '이합집산(이합집산)'이라고 강변한다. 그런 주장의 근거는 어디 있는지 묻지 않을수없다.
그렇다고 여기서 당시 3당통합이나 최근 일부세력의 연대움직임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귀에 걸면귀걸이,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논리는 집고 넘어가야 한다.〈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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